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다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안무치 선수 탓과 대한축구협회(KFA)의 안이한 대처 속에 한국 축구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 속에 탁구가 제대로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16일 1년 만에 경질됐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를 통해 선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무전술, 무대책이 결정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지만 한국 축구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다. 당장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한다. 정식 감독 없이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망가진 대한축구협회 프로세스를 다시 복원시키는 정상화 작업도 시급하다. 여기에 대표팀 내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도 관건이다.
특히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손흥민 등 선배들과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몸싸움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협회 역시 이례적으로 이를 빠르게 인정, 선수들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려다 저지하는 손흥민 등 선배들이 충돌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까지 탈구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일부 팬들의 관심이 탁구 종목으로 쏠렸다는 것이다. 축구 선수가 왜 하필 탁구에 빠진 건지, 탁구가 얼마나 재미있길래 어린 선수들이 손흥민의 말도 듣지 않을 정도로 열광한 것인지 궁금해 한 것이다.
실제 한 축구 커뮤니티에는 탁구를 찾아 보는 시청자들이 대거 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포털에 중계되고 있는 경기에 시청자가 10배 이상 급증했으며 실시간 댓글창에는 이강인 관련 글로 도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가 한창이다. 공교롭게도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날부터 개막을 했다.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한국 축구의 '탁구 게이트' 수혜를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이 받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참고로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은 모두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장우진, 임종훈, 이상수, 안재현, 박규현으로 구성된 남자는 칠레, 폴란드, 인도, 뉴질랜드가 포함된 조에서 4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여자(신유빈, 전지희, 이시온, 이은혜, 윤효빈) 역시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푸에르토리코, 쿠바가 속한 조에서 승리를 이어가 16강행을 굳혔다.
이런 가운데 국제탁구연맹(ITTF)의 상업 및 이벤트 회사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가 지난 14일 소셜 미디어(SNS)에 올린 내용이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WTT는 "SON(손흥민)!, 탁구 선수들을 내버려둬"라는 글과 함께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손흥민의 사진을 올렸다. 이어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2024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관련해서는"이라고 덧붙였고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탁구를 치려는 동료들을 말리다 손가락 탁구 부상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사진은 삭제된 상태. 국내 누리꾼들은 WTT가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인 충돌로 이슈가 되자 관심을 끌기 위해 이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축구와 탁구는 뗄 수 없는 종목이기도 하다. 국내 외 축구 구단들은 탁구 테이블을 마련해 선수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일부 해외 구단들은 최근 축구와 탁구가 접목된 '테크볼'을 하기도 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진 테크볼은 축구공으로 경기를 하지만 대부분의 룰은 탁구 종목을 따른다. 다만 테이블이 탁구와 달리 휘어져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