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28, 토트넘)가 동료들에게 투지를 불어넣고 있다.
비카리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경기에 골키퍼로 나섰다.
하지만 비카리오는 토트넘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아쉬울 법도 하다. 뛰어난 반사신경을 앞세워 3번의 다이빙 세이브 등 5차례 선방을 펼친 비카리오다.
비록 2골을 내줬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이 없었다면 2~3골은 더 내줄 수 있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점 추가에 실패, 리그 5위(승점 47)로 내려 앉았으나 비카리오의 움직임은 눈에 띄었다.
비카리오는 이날 팀의 패배에도 투지를 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소셜 미디어(SNS)에 사진 4장과 함께 "고개 들어! 우리는 할 일이 있어"라고 써 동료들을 격려하고 투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카리오는 경기 중 자신이 뭔가 절실하게 외치는 모습과 함께 실점 후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아쉬워하는 모습을 실었다. 또 다이빙으로 실점을 막아내는 모습과 경기 후 실망한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위로하는 모습도 추가했다.
토트넘은 사실상 이번 시즌에도 '무관'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치면서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이 좌절된 토트넘은 EFL컵은 2라운드, FA컵은 4라운드에 이미 탈락했다. 남은 것은 리그 우승컵이지만 1위 리버풀(승점 57)과 10점 차까지 벌어져 어렵다.
이제 토트넘이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것은 '톱 4' 정도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위해서는 반드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이번 시즌 27경기에 나서 39골을 내주고 있는 비카리오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자칫 집중력을 잃었다간 4위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동료들에게 남아 있는 목표를 향해 함께하자는 메시지인 셈이다.
비카리오는 뛰어난 집중력으로 실점을 막아내고 있다. 빌드업, 스위핑 능력 등이 계속 좋아지면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공격 지향적인 토트넘인 만큼 상대적으로 비카리오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럼에도 비카리오는 자유계약(FA)으로 떠난 위고 요리스(38, LA FC) 골키퍼의 부재를 깔끔하게 메워주고 있다. 경기 중 혹은 경기 후 흥분한 모습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동료 수비수들과 거칠게 기쁨을 나누는 장면은 흥미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세리에 A 엠폴리에서 영입한 비카리오는 2000만 유로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 팬들은 '빛카리오'로 부르며 칭송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이날 경기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맞붙어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이 높았다. 이날 손흥민과 황희찬은 모두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고 황희찬은 팀이 2-1로 앞선 후반 43분 교체됐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