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전 수석코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가 변명 섞인 작별인사를 했다.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는 1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올린 기고 글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을 떠나는 심경을 전하면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감정적인 몸싸움이 당연히 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위르겐 클린스만을 보좌하며 한국의 2023카타르아시안컵 우승 목표를 외쳤던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가 4강에서 탈락한 데 따른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7일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러 0-2로 패했다.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23위, 요르단은 87위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차이가 심한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0개’ 수모를 겪으며 무릎을 꿇었다.
대회 후 클린스만 사단의 경질설이 대두됐다. 뜻밖의 ‘대표팀 내분’ 사실도 드러나면서 대단히 시끌벅적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 부족부터 ‘탁구 사태’로 드러난 선수단 기강 해이까지 논란이 논란을 낳았다.
'탁구 사건'은 한국과 요르단전 전날(6일) 발생했다. 저녁 식사시간 선수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 포함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뒤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국내 언론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을 휘둘렀단 소문이 있었다.
이강인의 대리인 법률사무소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는 15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를 바로 잡고자 한다”면서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강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강인은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선수들의 불화설이 나올 때면 “해프닝”이라고 부인했던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번 사안에 대해선 빠르게 대표팀 내분을 인정했다.
들끓는 민심으로 인해 KFA는 지난 16일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을 모두 경질했다. 약 100억에 이르는 경질 위약금을 지불하고라도 그들과의 이별을 택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장’ 클린스만 감독이 먼저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전했다. 17일 독일 연론 ‘슈피겔’에 따르면 그는 매체와 통화에서 “(아시안컵) 경기 측면만 본다면 성공적이었다”면서 “최고였다”라고 스스로 칭찬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컵은 흥미진진했다. 우리는 팀에 ‘절대 포기는 없다’는 정신을 불어넣었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을 언급하며 “그야말로 드라마였던 경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질 당일에도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13경기 동안 패배 없이 놀라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파이팅"이라고 작별인사를 남겼다. 짧은 글 속에 '13경기 무패'라는 업적을 과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오른팔’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도 뻔뻔했다.
그는 손흥민과 이강인을 언급하며 “감정적인 몸싸움은 당연히 팀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 훈련장에서만 봐왔던 장면이지, 식당에서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은 없었다"며 “단 몇 분 만에 우리가 몇 달 동안 힘들게 쌓아 올렸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억울하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은 선수들 간 불화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