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납득 어려운 자찬을 했다.
17일(한국시간) 독일 연론 ‘슈피겔’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해당 매체와 통화에서 “(아시안컵) 경기 측면만 본다면 성공적이었다”면서 “최고였다”고 스스로 칭찬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컵은 흥미진진했다. 우리는 팀에 ‘절대 포기는 없다’는 정신을 불어넣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을 언급하며 “그야말로 드라마였던 경기”라고 설명했다.
언제 클린스만 감독과 통화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시안컵 직후 해임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슈피겔'이 “클린스만이 서울에 갔을 때는 설날이었고, 당시 그와 시간을 내 대화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슈피겔’은 “지난주 토요일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기분이 좋은 상태로 미국 캘리포니아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하며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마도 캘리포니아가 그 어떤 통계나 경기보다 더 이상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 아닌 이유를 잘 설명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 부터 줄곧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다.
그러나 지난 7일 요르단과 대회 4강전에서 ‘무전술’로 인한 졸전을 선보이며 한국이 결승 진출 실패란 수모를 겪게 만들었다.
심지어 대회 기간 동안 일명 ‘탁구 사태’로 불리는 대표팀 내분을 막지 못하면서 ‘리더십 부족’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클린스만을 경질했다.
그러나 같은 날 클린스만은 한국 축구 팬, 그리고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 보다는 ‘억지스러운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아시안컵) 준결승 전까지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의 놀라운 여정이었다. 계속 파이팅”이라는 글을 남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탁구 사건'은 한국과 요르단전 전날(6일) 발생했다. 저녁 식사시간 선수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 포함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뒤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국내 언론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을 휘둘렀단 소문이 있었다.
이강인의 대리인 법률사무소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는 15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를 바로 잡고자 한다”면서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강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강인은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선수들의 불화설이 나올 때면 “해프닝”이라고 부인했던 KFA는 이번 사안에 대해선 빠르게 대표팀 내분을 인정, 그리곤 16일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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