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한 주를 보냈다"라고 고백한 손흥민(32, 토트넘)이 '달콤한 승리'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다. 팀은 1-2로 패했다.
이날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패스정확도 81%(39/48), 기회 창출 1회, 볼 터치 57회, 상대편 박스 내 터치 4회, 드리블 성공 0%, 크로스 성공률 25%(1/4), 볼 경합 성공 1회, 볼 경합 실패 3회 등을 기록했다. 좋은 수치는 아니다.
손흥민은 ‘풋몹’으로부터 평점 6점을 받았다. 이는 선발로 나선 선수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이 경기는 ‘코리안 더비’로 진행됐다.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황희찬(울버햄튼)도 출격했지만, 날카로운 움직임은 크게 없었다.
첫 골은 전반 41분에 터졌다. 울버햄튼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코너킥 찬스에서 고메스가 헤더골을 작렬했다.
토트넘이 후반 시작하자마자 동점골을 넣었다. 스로인 상황에서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쿨루셉스키가 공을 낚아챘고,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순식간에 슈팅을 시도해 울버햄튼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다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켜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도 골을 노렸다. 후반 7분 왼쪽 측면에서 각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11분 울버햄튼의 사라비아가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왼발 인사이드 논스톱으로 골을 노렸지만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 14분 쿨루셉스키가 회심의 슈팅으로 멀티골을 노렸다. 그러나 선방에 막혔다.
울버햄튼이 다시 앞서 나갔다. 후반 17분 먼저 네투가 역습 찬스를 이용, 수비 숫자가 현저히 적은 토트넘 진영으로 빠르게 공을 몰고 달렸다. 오른쪽 측면을 타고 쭉 질주했다. 동시에 가운데에선 고메스가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했다. 네투는 박스 깊숙한 곳에서 공을 한 번 접는 개인기로 수비를 따돌린 뒤 바로 뒤에 있던 고메스에게 패스, 고메스는 그대로 슈팅을 날려 토트넘의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상당히 마음고생을 했다. 대표팀 내분 사건, 일명 ‘탁구 게이트’ 때문이다. 최근 있었던 한국과 요르단전 직전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지난 7일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기대 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났다. 그러나 ‘유효 슈팅 0개’를 기록하는 등 졸전을 펼치며 0-2로 패했다.
‘더선’은 요르단전 바로 전날(6일) 저녁 식사시간 선수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뒤이어 이강인 포함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뒤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국내 언론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을 휘둘렀단 소문이 있었다.
이강인의 대리인 법률사무소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는 15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를 바로 잡고자 한다”면서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강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강인은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보다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당시 이강인의 행동을 본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서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선수들의 불화설이 나올 때면 “해프닝”이라고 부인했던 KFA는 이번 사안에 대해선 빠르게 대표팀 내분을 인정했다.
결과도 내지 못하고 내분을 막지도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전격 경질됐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의 중심에 선 손흥민은 16일 토트넘과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고백하면서 “팬들이 나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이 순간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표현할 만큼 손흥민은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했다. 울버햄튼전 승리로 힘을 얻고 싶었을 그는 아쉽게 ‘침묵’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