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영국 '가디언'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4강에서 떨어진 뒤 리더십 비판과 함께 한국 감독직에서 해임됐다"라고 전했다.
정몽규(62) 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KFA) 임원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긴급 임원회의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정 회장은 오후 2시 40분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가디언은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다. 3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이로 인해 일부 팬들, 더 나아가 정치인들까지 클린스만 해임을 요구했다"라며 아시안컵 탈락 직후 상황을 설명했다.
매체는 "아시안컵 기간 내내 클린스만의 인기는 급격히 하락했다. 많은 이들은 그가 만든 부정적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띤 그의 태도를 비판했다. 준결승 전날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 탈구 사건도 감독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클린스만은 주로 한국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등 그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의 경질 태도도 문제삼았다. 가디언은 "클린스만은 공식 발표 전 이미 그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수들, 스태프 및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이라고도 썼다"라고 짚었다.
한편 16일 축구회관에서 입장발표를 진행한 정몽규 KFA 회장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 팬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실망드려 죄송하다. 축구 협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축구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돌려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행위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역할과 태도가 기대치,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라고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차기 사령탑은 결정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차기 대표팀 감독에 관해서는 국적 등 상의된 바 없다.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린 뒤 조속히 알아보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의 경질과 함께 정 회장의 사임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이번에도 자리를 지켰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