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대표팀도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첫 날 경기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이 이탈리아를 3대 0으로 완파했다. 오전에 열린 남자팀의 승리에 이어 연속된 승전보를 전했다.
16일 오후 5시, 두 번째 세션 첫 번째 경기로 열린 여자5조 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은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신유빈(19·대한항공), 이시온(27·삼성생명)이 차례로 나와 모든 매치를 이겼다. 마지막이 된 3매치에서 이시온이 한 게임을 내줬으나 사실상 ‘퍼펙트’나 다름없는 승부였다. 팀 랭킹 24위인 이탈리아 주전들이 열심히 뛰었으나 한국(5위)의 강자들을 상대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한국의 ‘디테일’이 내내 이탈리아의 ‘파워’를 압도한 경기였다. 강한 힘을 앞세우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공격 일변도로 나섰으나, 안정적인 디펜스를 바탕으로 한 한국 선수들의 세밀한 반격을 오래 견뎌내지 못했다. 모든 게임을 끝내기까지는 한 시간 반을 조금 넘는 시간만이 필요했을 뿐이다. 한국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몸 풀 듯 경기를 마쳤다.
승리에 골고루 기여한 세 주전들은 경기가 끝난 뒤 “첫 경기를 어렵지 않게 풀었으나, 방심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유빈은 “지희 언니와 시온이 언니가 앞뒤에서 끌고 밀어줘서 편하게 경기했다. 벤치에 있는 언니들도 진짜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응원해줬다. 한마음으로 스타트를 좋게 끊었다고 생각한다. 이 분위기 그대로 계속 잘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홈그라운드는 첫 경기부터 선수들에게 많은 힘을 제공했다. 전지희는 “이게 첫 경기인지 결승전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주셨다. 이렇게 멋진 경기장에서 많은 분들과 시합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더욱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마지막이 된 3게임에서 잠시 흔들렸던 이시온도 “관중들의 응원이 또렷하게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힘을 낼 수 있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로써 한국 여자탁구는 가볍게 1승을 올리며 예선리그를 보다 편하게 끌고 갈 발판을 마련했다. 5조 톱시드 한국은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쿠바와 한 조다. 다음 경기는 17일 개막식 직후인 오후 5시부터 이어지는 말레이시아와의 2라운드이며, 조 수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푸에르토리코와는 일요일인 18일 오후 1시에 경기를 치른다. 조1위가 되면 본선 1회전 경기를 면제받고 16강으로 직행한다.
오광헌 감독은 “비교적 무난한 대진이지만 방심하다가는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본선을 대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줄 것을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선에서는 쉬운 승부를 기대할 수 없다.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놀라운 선전을 펼친 인도나 루마니아 같은 강팀도 16강부터 만날 수 있다.
오광헌 감독은 “인도는 오히려 회전을 위주로 하는 중국과의 상성이 까다롭다. 우리 선수들도 적응에 많은 애를 먹었지만 충분히 감안하고 대비해왔다. 한 경기 한 경기 차분히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