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농구를 적극 육성하는 SK가 ‘미래의 김선형’을 찾았다.
아시아 각국의 유소년들이 모여 최강 클럽팀을 가리는 ‘NH농협은행 2024 아시안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 16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 90개팀, 4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홍천군과 홍천군체육회가 주최하고 KXO(한국3x3농구연맹)가 주관을 맡는다.
첫날 경기부터 주목받는 팀이 있었다. SK 각 지역 유소년 팀에서 잘하는 선수만 모였다는 ‘SK 나이츠’팀이었다. 13세 예비 중학생 선수들로 구성된 SK는 대만에서 온 피닉스를 맞아 19-59로 크게 졌다. 한 살 많은 형들로 구성된 피닉스는 신체조건에서 SK를 압도했다.
두 번째 경기는 달랐다. SK는 의정부 SK를 맞아 27-20으로 승리했다. 이번에는 한 살 적은 동생들이 형들을 이겼다. 미래에 프로에서 활약할 SK 유소년 선수들이 서로 맞대결을 펼쳤던 셈이다.
SK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11번 양태웅(12, 양오초6)이다. 그는 만 12세의 어린 나이에도 노련하게 팀을 이끌었다. 날카로운 3점슛을 쏘고 빈 동료를 찾아 패스를 했다. 수비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김선형을 연상시켰다.
경기 후 만난 양태웅은 “아버지가 농구선생님이라 초등학교 1학년부터 농구공을 잡았다. 어릴 때부터 체육관에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구에 흥미가 생겼다. 팀에서 볼배급을 하는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에이스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허남영 SK육성총괄은 “(양)태웅이는 별명이 애늙은이일 정도로 또래보다 성숙한 아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성실하게 운동한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권용웅 SK 유소년 팀장은 “태웅이가 수비가 좋다. 자신의 득점보다 동료들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 의젓하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만나 본 양태웅은 “농구는 한 명만 잘해서는 못 이긴다. 우리 선수들 모두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다. 상황판단을 잘하는 편이다. 내 득점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며 초등학생답지 않은 성숙한 대답을 했다.
초등학생과 인터뷰를 하면서 김선형을 떠올렸다면 너무 오버일까. 양태웅은 “키가 161cm라서 고민이다. 키 크려고 일찍 자고 우유를 많이 먹고 있다. 스트레칭도 꾸준히 한다. 프로 가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큰 꿈을 키웠다.
유소년 클럽에서 성장해 프로선수로 크는 선수가 나온다면 SK의 장기투자도 빛을 발하게 된다. 미래의 김선형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