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해주고 들어가고, 가운데로 딱딱 때리고..."
FC 서울은 15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4 줌 인 프리시즌' 네 번째 에피소드를 공개, 선수단의 프리시즌 훈련 모습을 전했다. 해당 영상 속에서 김기동(52) 서울 감독은 '초대형 신입생' 제시 린가드(32)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내용이 실렸다.
서울은 지난 8일 오전 린가드의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스카이 스포츠' 등 영국 언론은 린가드가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으로 서울에 입단했다고 알렸다.
린가드는 1992년생 미드필더로 지난 2000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했다. 조금씩 성장한 그는 2011년 맨유와 프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으로 임대 생활을 경험했다.
린가드가 맨유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5-2016시즌. 당시 맨유를 이끌던 루이 반 할 감독은 유스 출신인 린가드를 자주 기용했다. 해당 시즌 그는 공식전 40경기(선발 32경기)에 출전, 6골 4도움을 올렸다.
린가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9-2020시즌이다. 당시 맨유 사령탑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를 다른 감독과 마찬가지로 종종 기용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플레이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영입했고 포지션 경쟁자 린가드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갔다.
결국 그는 20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를 떠났다.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 6개월간의 짧은 임대였지만,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고 리그 16경기에 나서 9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웨스트햄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행을 지휘했다.
자신감을 찾은 린가드는 임대 종료 후 웨스트햄 완전이적 대신 맨유로 복귀를 택했다. 다시 한 번 주전 자리를 위한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이번에도 솔샤르 감독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택했다. 결국 린가드는 2022년 7월 자라고 성장한 맨유를 떠나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린가드의 하향 곡선은 이어졌다. 팀 내 최고 급여 수령자로 이름 올렸지만, 경기장 안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23년 6월 노팅엄에서 방출해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린가드는 지난해 8월 중 미국 MLS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엔 웨스트햄 이적설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의 알 에티파크에서 훈련한다는 발표와 함께 이적도 성사되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FC 바르셀로나, 에버튼 등과 연결되던 그의 차기 행선지는 맨유 이적시장에 정통한 사이먼 스톤 기자의 보도처럼 FC 서울이었다.
서울은 8일 '빅네임' 린가드 영입 이유로 "서울로 연고를 복귀한 지 20주년을 맞아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서울과 K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오후 2시 열린 입단 기자회견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국에 왔다. 인생 새로운 장이 열린다.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입단소감을 전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김기동 감독과 궁합에 큰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15일 서울이 공개한 영상 속에는 김기동 감독의 짧은 평가가 담겨 있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 하는 거 봐봐. 수비할 때는 조금 부족하지만, 연결해주고 들어가고, 가운데로 딱딱 때리고"라며 린가드가 연습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되게 쉽게 하잖아"라며 린가드의 플레이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울은 오는 3월 2일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 FC와 2024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