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은 아시안컵 실패 이유를 선수들에게서 찾았다. 자신의 잘못은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했다. 한편 11시에 시작되는 회의는 일부 매체에 공개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확한 회의 내용은 오후 4시 황보관 본부장이 직접 나서 KFA 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에 이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알려져서 큰 관심을 모았다. KFA는 지난 13일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 사항은 조속히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신속한 판단을 예고했다.
지난 아시안컵은 한국 대표팀이 치른 대회 중 가장 참사에 가까운 대회가 됐다. 4강이라는 결과만 보면 괜찮다 할 수 있으나 경기 내용이너 선수 선발, 운영, 미래 등에서 여러 가지 의구심을 남기면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 내용도 내용이지만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KFA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는 상황서 영국 '더 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내분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해당 매체는 "손흥민의 손가락 탈구는 요르단전 전날 팀 동료 이강인과 다툼으로 인해서 부서진 것이다"라고 폭로해서 큰 충격을 줬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젊은 선수 일부가 식사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손흥민이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선수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베테랑 선수들과 다툼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알려졌다.
괴소문으로 보였던 소문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젊은 선수들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판단한 베테랑 선수들이 이강인을 4강전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아시안컵 도중 대표팀 폭력 사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한국 축구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이날은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관한 명분이 나올 확률이 크다고 여겨졌다. KFA는 지난 13일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 사항은 조속히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신속한 판단을 예고했다.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열린 전력강화위원회는 성급하게 열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먼저 뮐러 위원장을 제외하고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8명의 위원이 참가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하나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 FC 스카우터, 송주희 경주한수원 감독이 현장으로 참석했다. 단 클린스만 감독이 화상 참석한데다가 K리그 시즌 준비에 바쁜 현장 감독들이 대거 화상으로 참여하면서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청주 FC 감독은 화상으로 참가했다. 여기에 이정효 광주 FC 감독과 이창환 위원이 아예 불참한다. 모든 감독들이 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오히려 일정을 잡은 KFA를 탓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전 일정 조율이 없었기에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회의. 이날 회의는 매우 길어졌다. 당초 오후 2시에 예정됐던 브리핑이 오후 3시, 오후 3시 30분, 오후 4시로 3차례나 연기됐다. KFA 관계자는 "회의가 예상보다 매우 길어졌다. 회의는 오후 3시 15분 경에 끝났다"라고 밝혔다.
오후 4시 7분 황보관 본부장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그는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간단하게 드리겠다"라면서 "전력 강화 위원회는 뮐러 위원장을 포함해서 8명의 위원이 참가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참가했다. 아시안컵 결과 보고, 질의 응답,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보관 본부장은 이날 '클린스만 감독이 실패 원인으로 손흥민, 이강인 등 내부 불화를 지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황보 본부장은 "손흥민, 이강인의 몸싸움을 언급하기도 했고 더 자세한 사항은 '선수단 중 불화가 있었다. 그로 인해 경기력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라고 답했다.
'선수 탓을 한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는 "핑계보다는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간의 불화로 돌렸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전술 비판은 인정했는가'라는 질문에 황보 본부장은 '강화위원들이 회의에서 (클린스만에게) 전술적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감독 본인은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회의 중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전술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패인을 선수들 탓으로 돌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