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그에게 지휘봉을 맡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도 벼랑 끝에 몰렸다.
KFA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이후 오후 2시 회의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 정재권 위원(한양대 감독), 곽효범 위원(인하대 교수), 김현태 위원(대전하나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위원(경남FC 스카우터), 송주희 위원(경주한수원 감독) 등이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K리그 개막을 앞둔 조성환 위원(인천 감독), 최윤겸 위원(청주 감독), 박태하 위원(포항 감독)은 화상으로 참석한다.
앞서 지난 13일 KFA는 ‘최고 결정권자’ 정몽규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자유 토론 형식’의 회의를 진행했다. 전력강화위원회를 앞두고 1차적으로 임원들의 의견을 모은 것이다. 당시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1차 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무게가 쏠렸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 인물’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 부재 속 열렸기에 ‘알맹이 빠진 회의’라는 시선이 뒤따랐다.
‘보여주기식 회의’라는 비난을 받은 KFA는 이날 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관한 결론을 낼 것인지 주목된다.
‘벼랑 끝’에 몰린 정몽규 회장이 드디어 침묵을 깰 것인지도 관심 사항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이 재택근무와 잦은 외유, 여기에 아시안컵 4강 탈락으로 실망감을 크게 안기면서 그를 데리고 온 정몽규 회장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한 직후부터 순식간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됐다. 그 어느 때보다 입장문을 빠르게 내는 것이 맞지만 정몽규 회장은 들끓는 민심을 무시하고 입과 귀를 닫고 있다. KFA 수장으로 아시안컵 직후에 열린 13일 회의에 참석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 사안에 대해 고심해야 했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놀랍게도 ‘회의 패싱’이었다.
이미 정몽규 회장의 무능함은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성난 민심을 모를 리 없는 정몽규 회장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클린스만의 미국행을 막아 세워야 했지만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 현지에서 4강 탈락 후 “한국 가서 분석하겠다”라고 강조했지만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미국으로 휴가를 떠났다.
그동안 협회는 '아시안컵 우승컵만 가지고 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재택근무’를 눈감아줬다. 그런 협회와 일을 해온 클린스만은 이번에도 미국으로 어렵지 않게 떠났다. 정몽규 회장이 자초한 일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몽규 회장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3일 “정몽규 회장에 대해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선임해 협회 관계자에게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단 것이 고발의 발단이다.
고발장에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도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발발시킨 '장본인' 정몽규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떤 말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안컵 도중 대표팀 내 내분이 있었단 사실까지 드러났다. 끊임없이 KFA에서 관리하는 대표팀에서 논란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뿐만 아니라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외침도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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