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답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영국매체 ‘더선’은 14일 "한국이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둔 전날 젊은 선수 일부가 식사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손흥민이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선수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베테랑 선수들과 다툼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보도했다.
괴소문으로 보였던 소문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젊은 선수들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판단한 베테랑 선수들이 이강인을 4강전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메일'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면 메인 화면에 손흥민 사진을 올리면서 "손흥민이 이른 시간 식사 자리를 떠나려 했던 선수들과 충돌해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라고 알렸다.
앞서 영국 '더 선'은 "토트넘 홋스퍼의 스타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대표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한국과 요르단의 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해당 부상은 위 사건으로 인한 부상으로 보인다.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더 선은 "말다툼 이후엔 손흥민의 손가락 탈구 부상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젊은 선수들이 일어나자 다시 돌아와 앉아 있을 것을 요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무례한 말들이 오갔다. 몇 초 뒤 말다툼 범위가 커졌고 선수들은 분리됐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돌아와 주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2-1 토트넘 승)에서 교체로 출전했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밴드를 착용하고 있었다"라며 손흥민의 손가락 부상이 소속팀 복귀 후에도 완전히 낫지 않았다고 알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더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는다"라고 인정하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지세히 설명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결국 이강인이 사과문을 올렸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강인은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라고 사과했다.
이강인은 “앞으로 형들을 도와서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를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사과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과 불화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강인의 SNS에 “실망했다”, “이강인 다시 봤다”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한편 이강인이 보도 직후 사과하며 빠른 수습에 나선 것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 경질설에도 불구하고 정몽규 회장은 공식적인 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답변을 피하고 있다.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다면 그거 자체도 비판을 받아야 하겠지만 KFA의 대처 역시 최악이다. 선수 불화 역시 감독의 관리 문제라고 봐야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유일한 장점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고 언급했지만 그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KFA가 선수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그대로 불화를 인정하면서 논란만 부추긴 것이다. 특히 선수 본인이 빠르게 대응하는 것에 비해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탈락 이후에도 계속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KFA는 15일 전력강화의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우승실패의 잘잘못을 따진다.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회의에도 화상참석을 예고했다. 선수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클린스만이 과연 경질될 것인지와 침묵과 실종된 정몽규 회장이 모습을 보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