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의 몸 싸움으로 인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가 잠시 잊혀지고 있다. 부족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지은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전력강화위원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더 선은 1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면서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이다 손가락 탈골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요르단과의 4강전(0-2 패)에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나왔으며 4강 탈락 후 영국으로 복귀한 뒤 나선 11일 브라이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서도 손가락을 붕대에 감고 있었다.
더 선에 따르면 주장인 손흥민은 대표팀 선수 중 일부 어린 선수가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를 빨리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팀 결속이 중요한 시점에서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매체는 해석했다.
더 선은 "손흥민이 문제로 삼은 후배 중에는 PSG 에이스 이강인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은 탁구를 치기 위해 식사를 서두르고 있었다. 손흥민은 식사 자리에서 유대감을 형성하지 않는 선수들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이강인을 문제 삼았다. 말다툼은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를 당하는 부상까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 중 몇 명은 식사를 하고 탁구를 하러 떠났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무례한 말을 한 선수에게 다시 와서 앉으라고 했다. 손흥민은 모두를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한국은 요르단전에서 예상하지 못한 패배를 당했다. 요르단전에서 한국은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손흥민은 오른손에 붕대를 감았다"라고 설명했다.
더 선은 "한국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1개의 슈팅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당시 부상으로 인해) 손흥민은 오른손 손가락 두 개를 묶고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보도에 대해 인정했다.
협회에 따르면, 카타르 현지 대표팀 숙소 식당 바로 옆에는 탁구장이 있었다.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후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 몇몇이 탁구를 즐겼고 식당에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있었다.
이에 손흥민 등 베테랑 선수들이 탁구를 과하게 치는 젊은 선수들을 향해 요르단전을 앞두고 있으니 자제하라는 취지로 꾸중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강인 등이 대들며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돌 직후 선수들이 서로 화해하면서 클린스만 감독 등 코칭스태프까지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FA 관계자는 "오랜 기간 같이 합숙을 하면서 선수들이 예민해진 측면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들 간 다툼은) 다른 나라를 비롯해 축구팀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탁구장 옆 식당에서 이 상황을 모두 지켜봤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패배 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팀이 단합해야 한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팀 내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한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경질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선수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날 만큼 내부 조직력까지 무너진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더욱이 원팀이 깨지는 분위기가 감지됐음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이다.
해당 사태의 당사자인 이강인은 사과문을 올렸다. 손흥민과 몸싸움이 알려지자 이강인의 SNS에는 실망한 팬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팬들은 “뉴스가 사실인가요? 캡틴에게 감히? 이강인 다시 봤다”, “손흥민 손가락 골절기사 사실이 아니죠?”, “탁구선수로 전향하시나요?”, “선배들이 있기에 후배들이 유럽에서 더 좋은 환경에서 뛰는 겁니다. 주장이 만만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강인아! 흥민이 형에게 개길 짬은 아니잖아?”, “군면제 받았으니까 대표팀 안해도 돼?”라며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결국 이강인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강인은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라고 사과했다.
이강인은 “앞으로 형들을 도와서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를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사과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과 불화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강인의 SNS에 “실망했다”, “이강인 다시 봤다”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또 설상가상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강인 보이콧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경제지는 "손흥민 등 핵심멤버들이 이강인이 대표팀에 선발되면 대표팀을 보이콧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에서 언급된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또 "대표팀내 파벌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국가대표의 자존심이 우선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귀한 기회를 거부할 정도는 아닌 상태"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전력강화의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우승실패의 잘잘못을 따진다.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회의에도 화상참석을 예고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간의 갈등이 생긴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제가 분명해 보이지만 다른 문제들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의 행위가 묻혀지고 있는 모습이다. 선수들간의 다툼까지 감독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본인 앞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는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얼마나 무능한 감독인지를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다시 돌아봐야 하지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또 클린스만 감독을 무작정 선임한 대한축구협회가 문제의 핵심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