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이 선방쇼를 펼치며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귀중한 원정 승리를 지켜냈다.
가와사키는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산둥 타이산을 3-2로 꺾었다.
이번 경기는 가와사키가 자랑하는 한국인 골키퍼 정성룡과 산둥의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바코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바코는 지난해까지 K리그1 울산 HD에서 뛰었지만, 지난달 산둥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이날 선발 출전하면서 산둥 데뷔전을 소화했다.
초반 기세는 산둥이 좋았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가와사키를 위협했다. 하지만 번번이 수문장 정성룡을 뚫어내지 못했다. 정성룡은 전반 4분 바코의 슈팅과 전반 7분 굴절 자책골 위기, 전반 8분 크리장의 날카로운 슈팅을 모두 걷어냈다.
가와사키가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역습 공격에서 유키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제지제우의 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원정팀 가와사키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4분 코너킥 공격에서 산둥 수비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에리손이 예리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가와사키 데뷔골을 뽑아냈다.
가와사키가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전반 33분 와키자카 야스토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얼리 크로스를 배달했다. 이를 마르시뉴가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정성룡이 또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전반 44분 산둥이 우측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천푸가 골대 바로 앞에서 발을 갖다 댔다. 그러나 정성룡이 몸을 날려 쳐내며 골을 허락하지 않았다. 기회를 놓친 천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산둥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6분 가오준위가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크리장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정성룡 골키퍼도 시야가 가려지면서 움직이지 못했지만, 공은 옆그물을 스쳤다.
가와사키가 승부에 쐐기를 박지 못했다. 후반 15분 마르시뉴가 역습 기회에서 빠르게 질주하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골키퍼까지 제치려다가 터치가 살짝 튀면서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산둥이 기어코 만회골을 뽑아냈다. 교체 투입된 페이난둬가 후반 22분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효과를 발휘했다.
가와사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30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크리장의 헤더가 골포스트를 때렸다. 이어진 바코의 두 차례 슈팅은 수비가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가와사키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34분 정성룡이 전방으로 길게 패스했고, 야마다 신이 공을 머리에 맞췄다. 수비 뒤로 흐른 공을 이에나가 아키히로가 따낸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산둥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1분 자드송이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하며 3-2를 만들었다. 중앙 수비수 자드송을 공격수로 올린 최강희 감독의 묘수가 추격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동점을 만들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는 그대로 가와사키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선방 7회를 기록한 정성룡에게 평점 8.4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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