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시 여전?' 미국간 클린스만, 15일 전력강화위원회 '화상'으로 참석... '1차 회의 패싱' 정몽규 KFA 회장은?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2.13 16: 14

모두가 우려했던 상황이 나온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 감독이 원격으로 전력강회위원회에 참석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오는 15일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며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 외 위원 몇 명은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식발표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마이클 뮐러 위원장 포함 총 9명이 참석 예정"이라고 알렸다. 정몽규 회장의 참석 여부는 알려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입국장을 통과할때 축구 팬들이 욕을 하자 클린스만 감독이 의아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024.02.08 / rumi@osen.co.kr

자신을 둘러싼 경질 분위기가 극에 달하던 지난 10일 홀연히 미국으로 휴가를 떠난 클린스만 감독이 기어코 원격으로 '중대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한다.
후반 클린스만 감독과 박용우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02.07 / jpnews.osen.co.kr
국제축구연맹(FIFA) 23위인 한국은 지난 7일 객관적 전력이 한참 아래인 87위 요르단과 2023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을 치러 ‘유효슈팅 0개’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며 0-2로 패, 준결승 탈락 쓴맛을 봤다.
대회 전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의 64년 만의 우승을 호언장담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무장시키면 그 어떤 전술보다 위협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승을 확신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충격패’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후 쏟아지는 비난에 일단 “한국 가서 분석하겠다”라고 답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급 스쿼드’로 대회에 임했지만 요르단에 패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 없는 전술’을 인정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진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가 실망하는 결과를 내고 돌아온 감독으로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대회 4강 진출이 실패는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팬들에게 좋은 결과 내지 못한 것에 줄줄이 사과할 때 홀로 당당했다.
한국 팬들은 ‘우승 실패’에 대한 실망도 있지만 그보다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기고도 남을 요르단과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 부재’로 한국이 무기력하게 패했기 때문이다. 
후반 클린스만 감독이 판정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4.02.07 / jpnews.osen.co.kr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전반전 때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알 아인)의 황당한 실수를 여러 차례 보고도 그대로 후반전에 내보내는 희대의 결정을 했다. 결국 자신감이 한참 떨어져 있던 박용우는 후반전 초반 실수를 저질렀고, 이번엔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그때서야 클린스만 감독은 그를 교체아웃 시켰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패배 후 클린스만의 행동이 더욱 가관이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요르단 감독을 축하했다. 존중한단 의미에서 미소를 지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패배를 안긴 상대팀 감독만 존중하고, 결과에 크게 실망했을 한국 국민들은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 '결과+태도' 복합적인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설이 크게 대두된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입국하면서 "일단 다음 주 출국 할 예정”이라고 알렸으나 예고했던 것보다 빠르게 10일 한국을 떠났다. 아시안컵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자신을 향한 비난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그는 휴가를 선택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할때 분위기가 무겁다 2024.02.08 / rumi@osen.co.kr
KFA는 클린스만 감독이 입국할 때 설 연휴가 끝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개최된다고 알렸다. 이 사실을 클린스만 감독이 모를 리 없었지만 설이 끝나기 전에 한국을 떴다.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해외에 머물면서 재택근무와 외유 논란을 낳았던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를 비춰볼 때 그가 비대면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여할 것이란 가능성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가 미국에 짧게 머물고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변하지 않았다. KFA는 그가 온라인상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재택근무’를 제지하지 못했다. ‘아시안컵 우승컵’만 가지고 오란 심산이 기저에 깔린 탓이었다. 옳은 과정을 옆에서 읊어주면서 아시안컵 정상 목표를 클린스만 감독에게 심어주는 게 KFA의 몫이었지만 우승에만 눈이 멀었던 협회는 감독을 전혀 컨트롤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미국행도, 여전한 그의 재택근무도 KFA가 자초한 것이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징계 사면권 재심의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KFA)에서 발표한 징계 중인 축구 100인에 대한 ‘기습 사면 조치’에 대해 거센 비난이 쏟아지면서 재심의를 결정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03.31 /ksl0919@osen.co.kr
한편 정몽규 KFA 회장 역시 팬들을 무시하는 행동을 해 비난을 사고 있다. 
KFA는 13일 2023카타르아시안컵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 토론 방식’의 회의를 열였는데, 정몽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만 참석했다. 
요르단에 0-2로 패한 직후부터 순식간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된 상황에서 열린 ‘첫 회의’에 정몽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 KFA는 보여주기식 회의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몽규 회장을 향한 축구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직접 축구회관을 찾아 목소리를 낸 팬도 있었다. 
이날 회의 전 축구회관 앞에선 한 축구 팬의 시위가 있었다.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 현수막이 내걸렸고, “무능한 자가 KFA 회장 자리에 앉아있으니, 선수들이 고생할 수밖에 없다. 마음 졸이는 것은 축구 팬, 국민의 몫이다. 정몽규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클린스만 감독 즉각 경질하라”라는 외침이 축구회관 근처에 울려 퍼졌다.
해당 팬은 “우리 국민들은 축구협회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게 아니라, 국위선양하고 있는 선수들이 보고 싶은 것"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국제적으로 무능하다고 검증이 끝난 감독이다. 이런 사람을 도대체 누가 데리고 왔나. 선임 배경, 과정, 연봉, 위약금 상황 모두 공개하라”라고 울분을 토했다.
같은 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몽규 회장에 대해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선임해 협회 관계자에게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단 것이 고발의 발단이다.
‘KFA 최고 권위자’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다.
고발장에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도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발발시킨 '장본인' 정몽규 회장은 일단 귀와 입을 닫고 있다. 
다가오는 전력강회위원회에 클린스만 감독은 온라인상으로 참석을 알렸다. KFA는 정몽규 회장 참석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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