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논의는 없다. 여전히 '예정'만 있을 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일 "이날 오전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2023 아시안컵과 관련한 미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컵 평가에 대한 리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KFA는 대한민국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서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여러가지 행보를 보일 예정이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지난 9일 입국 후 곧바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이동했다.
10일 본지 단독보도('아시안컵 검토예정' 클린스만 감독, 일단 미국행... 10일 출국)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도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종료 후 국내에 돌아오자마자 미국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KFA가 밝힌 자료에는 분명하게 결정된 일정이 없다. 모두 예정이다. 정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이 입국 당시의 이야기도 다시 살펴 본다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었다.
인천공항을 통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평소처럼 은은한 미소를 띤 채 게이트를 통과했다.
대표팀의 입국을 지켜보기 위해 공항을 찾은 팬들은 어이없는 반응이었다. 게다가 엿까지 날아드는 등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최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처음 주어진 질문은 '사임 할 생각이 있느냐'였다. 이에 그는 "좋은 질문(Nice question)"이라며 "이 팀을 이끌게 돼서, 또 이끌고 있어 상당히 행복하다. 여러분만큼 나도 우승을 하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요르단전에서 패배하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을 드렸는데 준결승에서 요르단을 만났을 땐 요르단이 훨씬 더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이 결승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다음 주 출국 할 예정"이라며 "나의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생각, 여러분들의 비판은 존중을 하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 제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그런 업무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시 귀국 현장에서 KFA 관계자는 "설 연휴를 보낸 뒤에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 등이 참석해 대표팀을 분석하고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이 있을 예정이다. 황보관 대회기술본부장을 중심으로 미팅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클린스만 감독도 그 자리에 참여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KFA 관계자는 "감독님이 관계자분들과 미팅하실 예정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위원들과 연락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 시기, 방식은 곧 결정날 것"이라고 답했다. 소식통은 "현재 전력강화위원회에 클린스만 감독이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되돌아 본다면 귀국 당시에도 결정된 것이 없었고 현재도 결정된 것은 없다.
현재 KFA는 13일 월례 임원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회의에서도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절차상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래 열리는 월례 임원 회의에서 경질을 논하기는 어렵다.
설상가상 월례 임원 회의에 정몽규 KFA 회장도 불참을 예고한 상태다. 따라서 특별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위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개최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KFA는 두루뭉술한 발표만 내놓고 있다.
현재 여론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홍준표 대구 시장 등 정치권을 시작으로 연예인들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경질여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 또 경질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없는 상태다.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한국 축구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그리고 유럽언론까지 클린스만 감독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빠른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두루뭉술한 행보만 보이고 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냉정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