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4강 탈락에도 빛이 가려지진 않았다.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과 설영우(25, 울산 HD)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ESPN'은 12일(한국시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11명 선정해 최고의 팀을 꾸렸다. 매체는 "624명의 선수들을 11명으로 좁히는 건 불확실한 노력이다. 언론의 찬사는 우승컵과 함께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그들의 훌륭함은 여전히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들을 한 명씩 뽑았다.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한국은 우승국 카타르와 마찬가지로 두 명을 배출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요르단과 4강까지 오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호주, 이라크, 시리아에서 한 명씩 선정됐다.
ESPN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이강인을 배치하면서 "한국은 매우 불안한 조별리그로 대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PSG 미드필더 이강인은 클린스만호를 정상 궤도에 올려두기 위해 연이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승리를 이끌었고,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 경기에서도 골과 도움을 올렸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매체는 "'옵타'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번 대회 오픈 플레이 상황 기회 창출과 기대 도움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테이크-온(수비 돌파)도 4강까지 1위였다"라며 "그는 유효 슈팅 갯수(10)도 손흥민과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ESPN은 손흥민도 '명예로운 언급(언급할 만한 선수)'으로 뽑았다. 매체는 "토트넘의 슈퍼스타 손흥민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16강과 8강에서 한국이 사우디와 호주에 패배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하지만 대회에서 다른 팀의 활약을 볼 때 한국 공격진이 여러 포지션을 차지할 순 없다"라며 손흥민도 대회 최고의 팀에 뽑힐 만한 활약을 펼쳤다고 짚고 넘어갔다.
설영우도 왼쪽 수비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번 대회 좌우를 가리지 않고 소화하면서 한국이 치른 6경기 모두 선발 출격했다. 특히 호주전에서만 무려 15.4km를 뛰는 압도적인 활동량을 자랑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ESPN은 "울산 수비수 설영우는 한국의 아시안컵 준결승 진출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는 한국에서 눈에 띄게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으로 포메이션을 가리지 않고 좌우 양쪽에서 선발로 나서며 15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뛰었다"라고 강조했다.
설영우는 세르비아 강호 츠르베나 즈베즈다,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의 관심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즈베즈다의 표적이었던 설영우는 사우디와 16강전에서 조규성의 극적인 99분 동점골을 도왔고, 불과 72시간 후에 호주전에서 120분을 모두 뛰면서 속이 타오를 정도로 열심히 질주했다. 실제로 그는 오픈 플레이를 통한 기회 창출 3위, 기대 도움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이강인과 설영우 이외에는 조현우와 김민재도 명예로운 언급에 포함됐다. ESPN은 "조현우는 주전 골키퍼로 대회를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위해 영웅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역시 최고의 골키퍼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승전 이후 AFC 공식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뽑힌 메샬 바르샴(카타르)을 제치는 건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ESPN 선정 베스트 11에 뽑힌 다른 선수들로는 16강까지 6골을 터트린 아이멘 후세인(이라크)과 한국을 울린 무사 알타마리(요르단), 8골 득점왕이자 MVP인 아크람 아피프(카타르), 에흐손 판샨베(타지키스탄), 사만 고도스(이란), 압둘 라만 바이스(시리아), 해리 수타(호주), 알리 라자미(사우디), 메샬 바르샴(카타르)이 있다.
최고의 감독으로는 요르단의 사상 첫 4강 진출, 결승 진출을 이끈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선정됐다. 그를 비롯해 틴틴 마르케스 카타르 감독, 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감독도 명예로운 언급에 이름을 올렸다.
4강 진출 감독 중 아예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유일하다. ESPN은 대신 첫 본선 진출에서 8강 신화를 작성한 타지키스탄의 페타르 셰그르트 감독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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