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는 과연 어떻게 될까. 대한축구협회(KFA)가 그의 미래를 둘러싼 본격적인 평가를 시작한다.
KFA는 12일 "금일 오전 KFA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번 아시안컵 관련 미팅을 실시했다. 또한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 소속위원들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컵 평가에 대한 리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여정을 멈췄다. 우여곡절 끝에 4강까지 오르긴 했지만,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0-2로 패하며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자신만만했던 클린스만호는 결승 문턱을 밟지 못하고 무너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고, 대회 중에도 자신만만하게 숙소를 결승까지 예약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모두 자신감이 아닌 자만감일 뿐이었다.
4강까지 진출한 게 기적이라면 기적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6골을 내주며 역대 최다 실점 기록을 경신했고, 제대로 된 필드골을 만들어 내는 데도 애를 먹었다. 약속된 플레이와 조직적인 호흡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위기 때마다 선수들의 영웅적인 활약으로 살아나며 '좀비 축구'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해피엔딩은 없었다.
결국 한국은 요르단 상대 첫 패배, 준결승전 유효 슈팅 0개, 사상 첫 아시안컵 출전국 중 최다 실점(10실점) 등을 기록하며 굴욕적으로 탈락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당연히 여론은 최악이다. 손흥민과 이강인, 조현우 등 주축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감쌌지만, 많은 이들이 그가 보여준 무능력함을 지적하고 있다. 전술적 역량은 물론이고 탈락 후에도 선수들과 달리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던 점 역시 분노를 샀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머릿속에 사퇴는 없다. 그는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건 한국으로 돌아가서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하는 일이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도 치러야 한다. 앞으로를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미래를 그렸다.
귀국 현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이 결승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고 생각했다"라며 "13경기 동안, 요르단과 경기 전까지 내가 1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치른 13경기에서 무패라는 결과들도 있었다.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못 박았다.
이제 남은 건 KFA의 선택뿐인 셈. KFA는 리뷰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유임 혹은 경질을 판단할 예정이다. 물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인물은 정몽규 회장이 된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KFA가 치르는 리뷰 회의에 직접 참가하진 않는다. 그는 지난주 귀국길에서 "다음 주쯤에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10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복귀 일정은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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