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을 향한 비판에 토트넘 매체도 가세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인 '스퍼스웹'은 11일(한국시간) 한국 국가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손흥민(32, 토트넘)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의견을 전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주장으로 있는 팀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994-1995시즌, 1997-1998시즌 두 차례 토트넘에 몸 담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 시절 보여준 기량 때문에 토트넘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2023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 경기서 예상과 달리 졸전을 펼치다 0-2로 패하자,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더 이상 나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예상치 못한 참패에 실망한 손흥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87위 요르단은 이미 조별리그서 맞붙었던 상대였으나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FIFA랭킹(23위)을 떠나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최고 선수들이 포진돼 있었다. 하지만 대회 내내 힘든 경기를 자초, '좀비 축구'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손흥민의 발언과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는 지속적으로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금도 팀의 주장이고 우리 팀 리더"라며 "3월에도 당연히 팀 주장으로서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오는 꿈을 꿨을 텐데 그러지 못해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며 "이제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다가 올 월드컵 기간 잘 준비해서 새로운 목표를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거취를 전한 스퍼스웹은 곧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에 부임,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에서 의구심을 남긴 클린스만호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최고의 황금세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더구나 대회 전부터 잦은 외유, 원격 근무로 논란을 일으켰고 대회 중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에도 미소를 지어 보여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 후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고, 보완 후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잔류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절차를 무시하고 무능한 것으로 드러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 매체는 "클린스만은 토트넘 팬들에게 항상 큰 존경을 받을 것이고 의심의 여지 없이 아주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면서도 "현실은 축구에서 그와 같은 감독들은 없다. 그는 더 이상 최고 수준에 있는 전술가들과 경쟁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안컵 기간 내내 한국 대표팀은 기량 부족보다는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음이 분명했다"면서 "손흥민은 2-1로 승리한 브라이튼전에 벤치에서 출장, 브레넌 존슨의 극장골을 만들었다"고 강조, 최고 선수를 활용하지 못한 책임을 묻기도 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아시안컵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할 것이라고 했으나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되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