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상태에서 출전 시킬 생각입니다".
FC서울은 지난 8일 제시 린가드의 영입 소식을 공식발표했다. 린가드는 이날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계약 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스카이 스포츠 등 영국 언론은 린가드가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으로 FC서울로 이적한다고 알렸다.
공격형 미드필더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여러 팀을 걸치면서 활약했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만 13년간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이적 시장 때 노팅엄 포레스트를 나온 뒤 무적 신분이 됐다.
린가드는 지난해 8월 중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후엔 웨스트햄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알 이티파크에서 훈련한다는 발표와 함께 이적도 이뤄지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린가드는 프리미어리그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232경기를 뛰며 35골을 넣었다.
린가드는 입단 기자회견서 “지난 8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솔직하게 운을 뗀 뒤 “경기 뛴지 오래됐기에 (나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 (소속팀이 없는 기간에도 나는) 매일 2번 훈련에 임해 왔다. 몸상태가 물론 최상은 아니지만 두바이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려 왔다. 10월말이 나의 마지막 경기지만 K리그1 개막까지 충분히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단 후 린가드는 곧바로 FC서울이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일본 가고시마로 향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수비수 김주성과 함께 일본으로 이동했다.
린가드는 공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 프런트의 기지로 그를 항공사 라운지로 이동 시키며 한 숨 돌리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을 비롯해 주장 기성용은 린가드와 김주성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또 린가드는 곧바로 이어진 구단 행사에도 참가했다. 가볍게 선수단 전체에 인사를 건넨 린가드는 설을 맞아 제기차기 등을 펼치는 선수단을 보며 적응을 시작했다.
김기동 감독과 기성용은 린가드 입단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린가드는 분명 기술적으로는 최고의 선수다.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것을 보더라도 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통역이 그의 프로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 린가드의 배경을 보니 따뜻하게 대해 준다면 분명 다시 예전의 기량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린가드를 믿고 체력을 끌어 올린다면 분명 예전의 기량을 K리그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고 있는 기지용 씨가 리포트를 준비했다. 코칭 스태프와 구단 프런트를 위해 린가드에 대해 단순히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 아닌 인간적인 배경도 조사해 자료를 만들었다.
김기동 감독은 그만큼 철저하게 린가드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린가드와 만난 뒤에도 피지컬 코치와 친하게 지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컨디션을 분명하게 끌어 올려 경기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김 감독은 "당장 린가드를 경기에 출전 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또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보내서는 안된다. 우리 구단 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가 린가드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따라서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장 기성용은 "린가드와 맞대결 해봤을 때 스피드도 좋고 개인능력도 뛰어났다. 특히 컨디션 좋을 때는 정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팬들도 그 부분에 대해 기대해 주신다. 하지만 100%는 없다. 흐름만 잧게 된다면 그런 모습도 충분히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 채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