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는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될 수 있다."
영국 'BBC'는 8일(이하 한국시간) "제시 린가드(32)가 K리그 이적 후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전했다.
FC서울은 8일 오전 린가드의 영입 소식을 공식발표했다. 린가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계약 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스카이 스포츠' 등 영국 언론은 린가드가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으로 FC서울로 이적한다고 알렸다.
린가드는 1992년생 미드필더로 지난 2000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했다. 조금씩 성장한 그는 2011년 맨유와 프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으로 임대 생활을 경험했다.
린가드가 맨유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5-2016시즌. 당시 맨유를 이끌던 루이 반 할 감독은 유스 출신인 린가드를 자주 기용했다. 해당 시즌 그는 공식전 40경기(선발 32경기)에 출전, 6골 4도움을 올렸다.
린가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9-2020시즌이다. 당시 맨유 사령탑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를 다른 감독과 마찬가지로 종종 기용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플레이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영입했고 포지션 경쟁자 린가드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갔다.
결국 그는 20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를 떠났다.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 6개월간의 짧은 임대였지만,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고 리그 16경기에 나서 9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웨스트햄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행을 지휘했다.
자신감을 찾은 린가드는 임대 종료 후 웨스트햄 완전이적 대신 맨유로 복귀를 택했다. 다시 한 번 주전 자리를 위한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이번에도 솔샤르 감독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택했다. 결국 린가드는 2022년 7월 자라고 성장한 맨유를 떠나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린가드의 하향 곡선은 이어졌다. 팀 내 최고 급여 수령자로 이름 올렸지만, 경기장 안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23년 6월 노팅엄에서 방출해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린가드는 지난해 8월 중 미국 MLS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엔 웨스트햄 이적설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의 알 에티파크에서 훈련한다는 발표와 함께 이적도 성사되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FC 바르셀로나, 에버튼 등과 연결되던 그의 차기 행선지는 맨유 이적시장에 정통한 사이먼 스톤 기자의 보도처럼 FC 서울이었다.
FC서울은 8일 ‘빅네임’ 린가드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서울로 연고를 복귀한 지 20주년을 맞아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FC서울과 K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오후 2시 열린 입단 기자회견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국에 왔다. 인생 새로운 장이 열린다.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입단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여름 많은 오퍼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울) 온 이유는 다른 구단에선 구두로만 계약에 대해 말했는데, FC서울은 직접 계약서를 작성해서 내가 있는 맨체스터까지 왔다. 그리고 몸상태도 체크했다. 그 순간 FC서울을 결정했다"라며 수많은 제안을 뿌리치고 서울을 택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BBC는 "린가드는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될 수 있다"라며 "린가드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K리그는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으로 락다운 된 뒤 전 세계에서 다시 리그를 시작한 최초의 리그다. 이 리그는 여름에 진행된다"라며 K리그에 대해 이야기했다.
매체는 "유럽의 주요 클럽들은 수익을 내기 위한 프리시즌 투어로 7월 방한하며 한국의 7월은 폭우로 유명하다. 지난해 7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친선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전 천둥번개가 쳤고 경기는 45분 지연되기도 했다"라고 알렸다.
서울의 상황도 전했다. BBC는 "FC 서울은 2013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뒤 점차 하향 곡선을 그렸다. 린가드가 데이빗 모예스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일본, 홍콩 투어를 떠났을 때와 비슷한 시기"라고 전했다.
매체는 "울산HD와 전북현대는 K리그를 선두에서 이끄는 두 팀이며 서울은 지난 시즌 12개 팀 중 7위에 올랐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고 밝혔다"라며 김기동 감독의 목표를 조명하기도 했다.
BBC는 "린가드가 '한국 스포츠 중 가장 인기있는 팀 중 하나'에 전념한다면 그는 거대한 스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는 "당시 볼튼 원더러스는 이청용을 영입했고 기성용은 셀틱에서 2년 반을 보낸 뒤 스완지,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대한민국 출신 최고의 선수로 박지성의 명성에 도전하는 유일한 선수"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 브렌트포드 B팀의 10대 선수 김지수는 이번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됐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K리그로 향하는 움직임은 드물었다"라며 "린가드가 한국으로 이적하기 전 카디프,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뛰었던 조던 머치가 K리그로 향한 대형 영국 선수로 간주되기도 했다. 2019년 경남에서 짧은 기간을 보낸 그는 12경기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다"라고 알렸다.
BBC는 "린가드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