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단소'를 받았던 제시 린가드(31,FC서울)가 웃으며 "아직 불어보진 못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FC서울은 8일 오전 린가드의 영입 소식을 공식발표했다. 린가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계약 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앞서 '스카이 스포츠' 등 영국 언론은 린가드가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으로 이적한다고 알린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린가드는 ‘피리’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난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한 팬으로부터 ‘단소’를 받았는데 이는 큰 화제를 몰고 왔다.
린가드가 한국 땅을 밟자마자 단소 선물을 받은 이유는 그가 '피리 세리머니'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린가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득점 후 피리를 부는듯한 세리머리를 펼치곤 했다.
이는 이역만리 영국에서도 주목했다. 현지 매체 ‘더 선’은 5일 "린가드는 한 팬으로부터 '긴 피리'를 건네받았다. 이는 그의 피리 세리머니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린가드는 “아직 (단소 부는 것을) 시도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유명한 피리라고 알고 있다. 알아가도록 하겠다”라고 웃으면서 “팬들이 보여준 사랑에 너무 고맙다. 사진 요청 역시 감사하게 응하고 있다. 내가 여기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피리’를 받은 것에서부터 벌써 팬들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그러면서 FC서울에서의 앞날을 기대했다.
그는 “기대와 흥분이 된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국에 왔다. 인생 새로운 장이 열린다.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린가드는 세계적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으로 프로 데뷔 이후 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에서만 13년간 활동했다.
그는 맨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를 거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82경기 29골 14도움을 기록했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선발되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조국을 4강까지 이끈 소중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 때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를 나온 뒤 무적 신분이 됐다. 그는 지난해 8월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후엔 웨스트햄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성사된 계약은 없었다.
이후 지난해 9월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알 에티파크에서 훈련한다는 발표와 함께 이적도 이뤄지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가 선택한 곳은 FC서울이다.
FC서울은 ‘빅네임’ 린가드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서울로 연고를 복귀한 지 20주년을 맞아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FC서울과 K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구단은 린가드의 합류가 김기동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운영에 큰 보탬이 될 뿐 아니라 팀 전력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적으로도 린가드가 가진 파급 효과는 K리그 산업 규모를 크게 확장시킬 것으로 보고 있어 관련된 활동에도 최선의 준비를 다 한다는 계획이다.
린가드는 FC서울의 2차 동계 전지훈련지인 가고시마로 합류해 팀 적응을 위한 본격적인 손발 맞추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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