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 무거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
손흥민(31, 토트넘)이 무거운 마음을 담아 팬들에게 또 한 번 고개 숙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치러 0-2로 패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시에 64년 만의 우승도 일궈내지 못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황희찬-이강인이 앞에서 공격을 이끌고, 중원은 이재성-박용우-황인범이 지켰다. 수비진엔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이 위치했다. 골키퍼는 조현우.
전반전에 밀렸지만 가까스로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에 2골을 내주며 패했다.
한국은 후반 8분 선제 실점했다. 중원에서 박용우의 패스미스가 빌미가 돼 역습 위기에 몰린 한국은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칩슛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추가 실점했다. 이번엔 중원에서 황인범의 짧은 패스가 상대에게 끊겼다. 이번에도 역습 기회를 맞이한 요르단. 무사 알타마리가 장거리 드리블 후 왼발로 툭 공을 차 한국 골망을 갈랐다.
두 골 앞서가고 있는 요르단이 공격을 주도했다. 한국은 후반 36분 이재성과 황희찬을 빼고 정우영과 양현준을 투입시켜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렇다 할 위협적인 기회 창출은 하지 못했다.
후반 43분 조규성이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받았다. 골키퍼와 1대1 찬스였지만 속도를 늦추며 수비에게 달려들 시간을 준 조규성은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다. 심판은 조규성이 오버액션했다고 판단,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한국은 허무하게 0-2로 요르단에 무릎을 꿇었다.
요르단전 후 손흥민은 무거운 마음으로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8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던 아시안컵 대회를 치르면서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었다”라면서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