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부회장이지만 내부에서 표출하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거둔 최악의 성적에 대해 KFA의 한준희 부회장은 외부 노출에 더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좌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부터 목표는 아시아 정상이라고 공언했으나 꿈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반대로 요르단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최악의 졸전이었다. 아무리 김민재가 빠졌다지만, 한국 수비는 오합지졸이었다. 특히 황당한 실수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 8분 박용우의 패스 실수로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에게 추가골까지 얻어맞았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마라톤을 1위로 통과하고 싶다던 클린스만 감독은 피니시 라인까지 가지도 못했다. 마지막 아시안컵일 수도 있는 대회를 허무하게 마친 손흥민은 한참 동안이나 얼어붙은 채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슈팅 수(7-17), 유효 슈팅 수(0-7) 등 경기 내용 면에서도 처참하게 짓밟혔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을 내줄 위기였다. 2004년 첫 맞대결 이후 단 한 차례도 요르단에게 패한 적(이번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 3승 3무)이 없었던 한국은 그렇게 7번째 맞대결 만에 무릎을 꿇었고, 우승 트로피 없이 쓸쓸히 카타르를 떠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한 역대급 졸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폭발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선 사임과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고 보완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 더 잘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사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독일 언론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독일 디 벨트는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일자리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라는 기사를 게재하며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클린스만을 향한 비판은 더욱 커질 것이다. 클린스만은 한국에서 계속해서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는 태극전사들과 함께 한 첫 5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비판을 받아왔고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아시안컵에서도 성적은 미미했다. 특히 요르단을 상대로 역전에 실패했고 경기력 또한 좋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한준희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은 7일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KFA 내부 분위기를 들려줬다.
먼저 그는 “제가 KFA 부회장이다 보니, 자의적으로 또 독단적으로 ‘아무 말 대잔치'를 할 수 없단 것을 양해 바란다”면서도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들어가서 분석하겠다’고 했는데, 분석의 최우선 대상은 클린스만 감독 자신”이라고 쓴소리를 참지 않았다.
그러면서 “새벽에 (4강) 경기가 끝난 직후 몇 분과 이야기를 했다. 절차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의 운영 체계, 전술, 전략 등에 대해 엄정하고 냉정한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냉정히 선수단의 운영 체계, 전술, 전략 등 전반적인 부분은 이미 대회 전 최상의 단계까지 한국이 도달했어야 했다. 대회 탈락 후 이를 손본다는 것은 한참 늦은 처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움직임을 또 보이고 있는 KFA지만, 그래도 경기 후 바로 KFA 내부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쓴소리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2022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쾌거 이후 한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들을 한 데 모아 꾸려진 대표팀은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부터 점점 작아지고 있다.
요르단전 ‘충격패’가 '경질' 여론을 들끓게 만들었다. 이 분위기를 KFA가 모를 리 없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하는 것”이라며 사임 거부를 시사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발언인데 내부적으로 정리가 안된 모습이다. 발언에 대해 힘이 실리지 않으니 외부로 표출하는 모습이다.
이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지속됐는데 한준희 부회장은 끊임없이 외부에서 외치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한 부회장은 왕따에 가깝다.
한준희 부회장은 KFA가 외부의 목소리를 냉정하게 듣겠다고 선임한 인사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아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능력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외부에서 쏟아내는 모습은 부회장이 아닌 외부인의 모습이다. 축구 전문가인 한준희 부회장이 내부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쓴소리를 못했다면 더이상 부회장직을 맡을 이유도 없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
축구계 소식통은 "클린스만 감독이 16강서 탈락했을 때를 대비해 KFA가 경질과 함께 사과문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핵심인 부회장이 외부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KFA는 더욱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냉정하게 다시 돌아봐야 한다. 부회장 직함을 가진 인물이 외부에 쓴소리를 하는 이유를 말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