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카드’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한국을 패배로 내몰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치러 0-2로 졌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결승 문턱에서 탈락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좌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줄곧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황희찬-이강인이 앞에서 공격을 이끌고, 중원은 이재성-박용우-황인범이 지켰다. 수비진엔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이 위치했다. 골키퍼는 조현우.
박용우가 선발로 이름을 올린 것이 의외였다.
그는 지난달 20일 치러진 요르단과 E조 조별리그 경기(2-2 무)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과거가 있다. 그는 한국이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전반 36분, 코너킥 위기에서 헤더 자책골을 넣었다.
이에 박용우는 요르단을 상대로 자신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턴매치'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고, 결국 경기 후 자신의 결정이 ‘오판’이란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박용우는 전반전 내내 중원에서 불안하게 볼을 소유하고 있다가 쉽게 빼앗기기 일쑤였다.
전반 16분 박용우는 자신의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중원에서 드리블을 하던 중 뒤에서 달려드는 요르단 선수에게 너무 쉽게 공을 빼앗겼다.
이를 놓치지 않고 요르단은 역습을 전개, 누르 알라와브데가 왼쪽 박스 모서리 바로 밖에서 오른쪽 골대를 보고 기습 슈팅을 시도했다. 다행히 조현우가 좋은 반사신경으로 '슈퍼세이브'했다.
조현우가 아니었다면 한국은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을 내줄뻔했다.
박용우는 이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히려 더욱 허둥지둥 거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전반 41분 요르단 오른쪽 측면 자원 야잔 알나이마크에게 제대로 뚫렸다. 정승현과 함께 한국 박스 바로 안에서 그를 막고자 했지만 상대의 빠른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박용우는 공을 건들지도, 제대로 몸싸움을 하지도 못했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조현우였다. 요르단의 슈팅을 얼굴까지 써가면서 막아냈다.
놀라운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의 전반전 경기력을 눈앞에서 보고도 그를 하프타임 때 빼지 않았다. 결국 이는 패배의 발단이 됐다.
한국은 후반 8분 중원에서 박용우의 백패스가 상대에게 저지당한 것이 빌미가 돼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선제실점했다.
그제야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1분 박용우를 빼고 조규성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미 물이 엎질러진 뒤에 나온 교체였다.
실점으로 한국은 완전히 요르단에 끌려갔고, 후반 21분 한 골 더 내줬다.
하프타임 때 박용우를 빼지 않은 것이 이날 패인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감독의 임무엔 '교체카드'를 잘 쓰는 것도 포함 돼 있다. 그러나 이날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 능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의 오판에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