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8, 뮌헨) 공백을 정승현(30, 울산)으로 메우기는 너무나 무리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패해 탈락했다.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꿈은 끝내 좌절됐다.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걱정은 김민재 공백이었다. 김민재는 호주와 8강전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바레인과 1차전서 첫 경고를 받은 김민재는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의 결장은 타격이 컸다. 김민재는 한국의 지난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유일한 중앙수비수였다. 정승현과 김영권은 교대로 출전했지만 김민재만큼은 붙박이였다. 사우디와 16강전서 클린스만은 스리백의 모험을 강행했다. 그때도 역시 김민재가 최후방에서 상대를 막았다.
김민재는 사우디전에서 117분을 뛰고 교체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호주전에서도 김민재는 120분 넘게 한국골문을 굳게 지켰다.
김민재의 부재로 클린스만 감독은 김영권과 정승현을 중앙수비로 내세웠다. 좌우풀백 설영우와 김태환, 골키퍼 조현우까지 울산을 K리그 2연패로 이끈 국내최강의 수비라인이 그대로 나왔다.
K리그에서 수차례 호흡을 맞춘 수비진이지만 초반부터 너무 흔들렸다. 경기 초반 요르단 공격수들에게 계속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16분 요르단의 프리킥 찬스도 불안했다. 김태환이 가까스로 공을 걷어냈다. 전반 18분 요르단의 중거리 슈팅도 조현우의 선방으로 겨우 실점위기를 넘겼다.
수비진은 계속 흔들렸다. 전반 27분 김영권이 상대 공격수에게 패스미스를 범했다. 곧바로 치고 들어간 요르단이 슈팅을 날렸다. 역시 실점이나 마찬가지 치명적인 실수였다. 김민재 없는 수비진이 너무나 허술했다.
전반 42분 정승현이 문전 앞에서 공격수 알나이마트를 완전히 놓쳤고 슈팅까지 줬다. 조현우가 안면으로 슈팅을 막았다. 전반전에만 요르단이 슈팅수에서 12-4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유효슈팅 역시 요르단 4개, 한국 0개였다.
결국 한국이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9분 박용우가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했다. 정승현이 뒤늦게 쫓아갔지만 무리였다. 알나이마트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키를 살짝 넘기는 슈팅에 조현우도 어쩌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알타라미에게 추가실점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번에도 아쉬운 패스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중원부터 무너진 한국수비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한국이 승리했다면 김민재가 100% 컨디션으로 결승전에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4강 탈락으로 김민재 공백은 더욱 아쉽게 됐다. 결국 바레인과 1차전서 김민재가 경고를 받은 것이 핵폭탄이 돼 돌아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