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클래스’ 손흥민(32, 토트넘) 전성기에도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패해 탈락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꿈은 끝내 좌절됐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 스리톱에 중원은 이재성, 박용우, 황인범이 지켰다.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의 포백에 골키퍼는 조현우였다.
조규성을 빼고 황희찬을 최전방에 배치한 클린스만의 결단이 빛을 발할지 관심사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황희찬과 손흥민은 수시로 포지션을 교환해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황희찬이 좌측면을 뚫고 손흥민이 중앙에서 골을 노리는 장면이 많았다. 사실상 ‘손톱’이었다.
황희찬은 전반 13분 왼쪽 측면을 질주했다. 손흥민이 중앙에서 공을 잡았을 때 두 명의 선수가 달라붙어 거친 파울을 했다. 손흥민이 쓰러졌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스피드가 붙은 손흥민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19분 한 번의 롱패스를 잡아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절묘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아쉽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국은 전반 내내 요르단에게 밀렸다. 황희찬이 활로를 뚫으려 해도 쉽지 않았다. 황희찬은 전반 추가시간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태클을 얼굴을 맞기도 했다.
전반전 한국은 슈팅수에게 4-12로 크게 밀렸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0개였다. 프리미어리그서 22골을 합작 중인 세계최고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이 있지만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나오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상대의 집중수비에 시달렸다.
후반전 조규성이 투입돼 황희찬과 손흥민이 측면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국이 허리싸움에서 밀리면서 제대로 공이 공급되지 않았다. 수비라인이 완전히 무너진 한국이 먼저 두 골을 허용했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를 보유한 한국이라도 수비가 무너지자 어쩔 도리가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투입한 것 외에 별다른 전술변화가 없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부지런히 뛰었지만 공격기회는 열리지 않았다. 정우영과 양현준이 추가로 투입됐지만 요르단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에게 알아서 맡기는 클린스만의 소극적인 운영으로 아시안컵 우승은 무리였다. 세계적인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을 보유하고도 한국은 요르단에게 일방적으로 졌다. 요르단은 이미 한 번 만나본 상대였지만, 한국의 경기력은 오히려 더 퇴보해 있었다. 준비 과정에 문제가 컸다고 볼 수밖에 없는 처참한 9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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