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마라톤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꼭 1등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게 목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연이은 120분 혈투 끝에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겼고, 8강에선 연장 전반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적을 썼다.
요르단은 이라크와 타지키스탄을 물리치고 올라왔다. 이라크와 16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뽑아내며 3-2 역전승을 완성했고, 그다음엔 '돌풍의 팀' 타지키스탄을 1-0으로 제압했다. 요르단이 아시안컵 4강까지 진출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제 한국과 요르단은 결승행 티켓을 걸고 맞붙는다. 약 2주 만의 리턴 매치다. 두 팀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만난 적 있다. 첫 대결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2-2로 비기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5일 도하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양 팀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과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이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게 준결승전을 치를 수 있어서 너무나 기대된다. 상대 요르단도 칭찬하고 싶다.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팀이다.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어려운 조에 속했는지 알 수 있다. 후세인 아모타 감독도 요르단을 여기까지 잘 끌고 왔다"라며 "이제 너무 멀리 왔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있다. 우리는 굶주렸고, 잘 준비했고, 내일 경기를 정말 기대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좋고 긍정적으로 잘 준비했다. 준결승까지 온 만큼,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꼭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소감.
이렇게 준결승전을 치를 수 있어서 너무나 기대된다. 상대 요르단도 칭찬하고 싶다.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팀이다.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어려운 조에 속했는지 알 수 있다. 후세인 아모타 감독도 요르단을 여기까지 잘 끌고 왔다. 이제 너무 멀리 왔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있다. 우리는 굶주렸고, 잘 준비했고, 내일 경기를 정말 기대하고 있다. 팀 분위기도 좋고 긍정적으로 잘 준비했다. 준결승까지 온 만큼,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꼭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선수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목표와 명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개인적인 목표와 야망은 무엇인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과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난 과거에 살지 않는다. 현재를 살고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대회가 내게는 첫 아시안컵이다.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하게도 많은 명예를 얻었다. 이번 아시안컵도 정말 좋은 경험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선수들과 우승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내일도 어려운 경기, 끝까지 알 수 없는 경기가 될 것이다. 요르단은 아주 좋은 팀이다. 하지만 우린 그들을 상대할 준비가 돼 있다. 선수들과 처음 경험하는 아시안컵의 매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 수많은 대회를 경험한 선배로서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먼저 릴랙스해야 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또 선수들에게 지금 당장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 우리 목표에 중요하지 않은 일엔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미디어나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간에 내부적으로 할 일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다들 아주 동기부여돼 있다. 우승이라는 목표가 뚜렷하다.
며칠 전에 팀 회식을 했다. 선수들 가족까지 와서 편안한 분위기였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내일도 아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90분이 될지, 120분이 될지, 승부차기까지 갈지 알 수 없다. 준비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목표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
- (이란 기자) 결승에서 이란과 카타르 중 누굴 만나길 선호하는가.
결승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웃음). 결승전에 갈지 안 갈지도 모른다.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내일 경기 준비하겠다.
- 호주전을 마치고 선수들이 64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는 점에 조금씩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압박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기대감과 압박감은 어떤 나라든 대회를 치르면서 분위기가 사뭇 바뀌는 것 같다. 아르헨티나도 월드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 졌고, 멕시코전에서도 얼마나 긴장했는지 볼 수 있었다. 만약 멕시코에 졌다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모두 과정이다. 지금 우리도 준결승까지 올라오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형성됐다.
준결승까지 오는 과정은 아주 어려웠고, 드라마 같은 순간도 많았다(웃음). 팀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얻었다. 자신감으로 경기해야 한다. 경기력이나 분위기를 대회 초반부터 만들긴 어렵다. 이젠 국민분들도 우리처럼 '할 수 있겠다'는 같은 생각을 하면서 에너지를 보내주고 있다.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고 멘탈이다.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준비돼 있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제 긴 마라톤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꼭 1등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게 목표다.
감독이자 지도자로서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큰 그림뿐만 아니라 사소한 디테일도 챙겨야 한다. 정신적인 부분과 체력적인 부분도 아주 중요하다. 국내에서 체력 훈련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팀 분위기다. 다들 얼마나 끈끈하게 뭉쳐있는지가 중요하다. 준결승까지 올라온 지금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와 믿음을 줘야 한다. 한국의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응원을 보내주면서 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된다. 지금은 믿음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지난 경기를 보면 수비적으로 좋지 않았다. 요르단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요르단 공격수들은 조별리그에서 만난 적 있다. 분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다. 알다시피 우리는 두 골을 내줬다. 얼마나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정말 정말 잘했다. 내일 경기에선 그런 모습이 나와선 안 된다. 상대 장점을 잘 봉쇄하려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장점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 팀엔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다. 어쨌든 요르단보다 한 골은 더 넣어야 한다(웃음).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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