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정말 좋은 선수고, 영리한 선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기적 같은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42분 황인범의 패스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탈락이 눈앞이던 후반 추가시간 4분 드라마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황희찬이 강하게 차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서도 황희찬과 손흥민이 차이를 만들었다. 연장 전반 12분 황희찬이 박스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면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끝내 패배하긴 했지만, 호주 골문을 지킨 매튜 라이언(32, 알크마르)의 활약도 엄청났다. 그는 무려 슈팅 7개를 막아내며 한국의 공격을 번번이 저지했다. 라리가 발렌시아와 레알 소시에다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아스날에서도 뛰었던 베테랑 골키퍼다운 모습이었다.
특히 라이언은 연장 전반과 경기 종료 직전 2단 선방을 선보이며 한국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120분 동안 유효 슈팅을 9개나 터트렸지만, 필드골은 하나도 넣지 못했다. 황희찬의 대포알 페널티킥과 손흥민의 그림 같은 프리킥만이 라이언을 뚫어낼 수 있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라이언의 얼굴은 당연히 밝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기꺼이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라이언은 페널티킥과 프리킥 실점에 관해 묻자 "아직 리플레이나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맞다. 손흥민은 정말 좋은 선수고, 영리한 선수다. 그가 (호주 수비수와) 접촉을 이끌어냈다. 접촉이 있었다면, 그 대가(페널티킥)가 주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알고 있듯이 그들은 우리에게 벌을 내렸다. 불운하게도 우리 뜻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호주는 이날 달아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첼 듀크와 코너 멧커프 등 공격진의 부정확한 마무리도 문제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호주는 빅찬스를 5번 만들고도 모두 놓쳤다.
라이언은 이에 대해 "결국 우리에게 상처를 입혔다. 알다시피 우리는 두 번째 골을 넣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대회에서 탈락하게 됐다. 만약 두 번째 골을 넣었다면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고, 그랬다면 여전히 대회에서 살아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씁쓸한 패배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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