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32, 토트넘)은 ‘코리안가이’ 황희찬(28, 울버햄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 1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져 호주를 2-1로 이겼다. 한국은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나 결승진출을 노린다. 무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꿈은 이어지게 됐다.
전반 42분 한국이 먼저 실점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한국이 뒤져 패색이 짙었다. 위기의 순간에 손흥민이 대한민국을 구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손흥민이 밀러에게 파울을 당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서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기록 중이었다. 사우디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도 손흥민이 1번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시켰다. 당연히 손흥민이 찰 줄 알았지만 황희찬이 키커로 나왔다. 황희찬이 강력한 슈팅으로 자신 있게 동점골을 꽂았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감독님이 저 보고 차라고 했는데 황희찬이 믿어달라고 자기가 찬다고 했다. 황희찬이 멋있게 골을 넣었다. 내 욕심으로 내가 찰 수도 있었지만 팀원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했다. 황희찬도 나이가 먹으면서 팀의 중요한 일원이다. 멋진 마무리를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황희찬은 “내가 자신 있어서 마무리했다. 흥민이 형이 양보해줘서 고맙다. 책임감이 컸다. 모든 한국분들에게 중요한 페널티킥이라 더 집중했다. 긴장보다 무조건 넣는다는 생각으로 찼다. 마무리 잘해서 기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연장 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때린 오른발 슈팅이 그림같이 휘어져 들어가며 수비벽을 넘어 좌측 골대 상단에 그대로 꽂혔다. 결승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포효했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바로 그 능력이 아시아 무대에서 발휘됐다.
프리킥 골에 대해 손흥민은 “강인이와 내가 어떻게 슛을 하나 이야기를 나눴다. 둘 다 프리킥을 잘 차고 자신 있다. 오른발잡이가 차는 게 유리했다. 내가 찬다고 했을 때 강인이가 잘 양보해줘서 마무리가 해피엔딩으로 좋게 됐다”면서 이강인에게 감사했다.
대회 3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고비 때마다 한국을 구해내고 있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있기에 한국의 우승도전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