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출현' 손흥민, 9년 전처럼 또 펑펑 울었다→차두리의 따뜻한 위로[오!쎈 알와크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2.03 03: 23

한국을 벼랑 끝에서 구한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또 눈물을 흘렸다. 이번엔 다행히도 행복의 눈물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1-1로 비겼다. 그러나 연장 전반 터진 주장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역전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9년 전 패배를 그대로 되갚아주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2015 호주 대회 결승에서 호주에 1-2로 패하며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손흥민이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무릎 꿇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호주에 2-1로 승리했다.경기를 마치고 대한민국 손흥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2024.02.03 / jpnews.osen.co.kr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전반 손흥민이 역전골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 2024.02.03 / jpnews.osen.co.kr

당시 막내였던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 차두리에게 안겨 눈물을 펑펑 쏟았다. 어느덧 주장이 된 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2015년 이야기를 꺼내기는 그렇지만, 마음이 아팠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고, 극적인 페널티킥 획득에 이어 역전골까지 터트리며 약속을 지켜냈다.
두 경기 연속 기적 같은 승리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경기 내내 끌려가다가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대회 마수걸이 골로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연속 선방으로 승자가 됐다. 클린스만호는 이날도 후반 추가시간의 마법을 쓰며 또 한 번 120분 혈투 끝에 웃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호주 그레이그 굿윈이 선제골을 넣자 한국 조현우가 아쉬워하고 있다. 2024.02.03 / jpnews.osen.co.kr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추가시간에 황희찬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2024.02.03 / jpnews.osen.co.kr
한국은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2분 황인범이 박스 안에서 패스 미스를 저지르며 공을 뺏겼고, 이어진 공격에서 굿윈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 조현우를 뚫어냈다. 한국은 45분 동안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을 0-1로 마쳤다.
후반에도 한국의 공격은 세밀함이 부족했다. 계속해서 공을 쥐고 호주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결실을 얻지 못했다. 후반 24분 조규성을 빼면서 황희찬을 원톱으로 배치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4분 반전이 펼쳐졌다. 손흥민이 박스 왼쪽을 돌파하다가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골대 왼쪽 상단으로 대포알 슈팅을 꽂아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전에 이어 다시 한번 연장에 돌입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연장전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역전골에 성공하고 있다. 2024.02.03 / jpnews.osen.co.kr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전반 손흥민이 역전골을 만든 뒤 기뻐하고 있다. 2024.02.03 / jpnews.osen.co.kr
손흥민이 경기를 끝냈다. 그는 연장 전반 14분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르며 역전골을 터트렸다. 한국이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호주의 퇴장까지 나왔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에이든 오닐이 황희찬의 공을 뺏으려다가 위험한 태클로 발목을 가격했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레드카드로 정정했다. 승부의 추가 한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결국 한국은 남은 시간을 잘 싸우면서 2-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종료 휘슬이 불리자 손흥민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더니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렸다.
차두리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들이 달려와 손흥민을 위로했다. 9년 전 슬픔의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이지만, 이날만큼은 자기 손으로 승리를 만들며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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