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히 보았는가. 이게 바로 ‘월드클래스’ 손흥민(32, 토트넘)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 1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져 호주를 2-1로 이겼다. 한국은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나 결승진출을 노린다. 무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꿈은 이어지게 됐다.
손흥민은 9년 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당한 패배를 9년 만에 되갚으려 벼르고 나왔다.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당시 호주대표팀을 이끌었다. 당시 한국대표팀 멤버 베스트11 중 아직 현역으로 뛰는 선수는 손흥민, 김영권, 김진수 세 명이다. 김승규는 벤치멤버였다. 차두리는 대표팀 수석코치가 됐고 박주호는 해설위원으로 카타르를 찾았다.
한국은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0-1로 패배위기에 몰린 한국은 후반 46분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기사회생했다. 이후 한국은 연장전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우승컵 탈환에 실패했다.
2015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손흥민은 9년이 지난 지금 월드클래스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차범근의 뒤를 이어 한국대표팀 역대 최고의 공격수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호주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원톱에서 세우고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의 2선을 가동했다. 클린스만이 손흥민을 2선에 세웠지만 그의 능력을 100% 끌어내지 못했다.
클린스만은 손흥민에게 2선 침투와 볼배급의 임무를 부여했다. 전반 5분 만에 중앙을 휘저은 손흥민이 좌측의 황희찬에게 킬패스를 뿌렸다. 슈팅까지 연결되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시야와 패스가 돋보였다.
손흥민은 2선에서도 잘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가장 파괴력을 낼 수 있는 포지션에서 뛰었는지는 의문이다. 사우디전 기적의 동점골 주인공 조규성은 아무래도 활동량과 스피드에서 손흥민보다 뒤졌다. 결국 조규성은 69분을 뛰고 이재성과 교체됐다. 황희찬이 톱으로 올라가고 손흥민이 윙어로 뛰었다.
전반 42분 한국이 먼저 실점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한국이 뒤져 패색이 짙었다. 위기의 순간에 손흥민이 대한민국을 구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손흥민이 밀러에게 파울을 당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자신있게 동점골을 꽂았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연장 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떄린 오른발 슈팅이 그림같이 휘어져 들어가며 수비벽을 넘어 좌측 골대 상단에 그대로 꽂혔다. 결승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포효했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바로 그 능력이 아시아 무대에서 발휘됐다. 손흥민은 한국이 터트린 두 골에 직접 관여하며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대회 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위기의 순간마다 한국을 구했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능력이 한국을 4강으로 인도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