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전과 똑같은 그림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맞붙고 있다. 한국은 전반이 끝난 현재 0-1로 끌려가고 있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가동했던 스리백 대신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선발로 복귀한 조규성이 최전방을 맡았고, 황희찬-손흥민-이강인이 공격 2선을 구성했다. 황인범-박용우가 뒤를 받쳤고, 설영우-김영권-김민재-김태환이 수비진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벤치에서는 김진수를 비롯해 이재성, 정승현, 이기제, 홍현석, 송범근, 이순민, 박진섭, 정우영, 오현규, 김지수, 양현준이 앉았다. 이재성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선발이 아니라 벤치에서 출발했다.
호주는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크레이그 굿윈-미첼 듀크-마틴 보일, 잭슨 어빈-키아누 배커스-코너 멧커프, 아지즈 베히치-해리 수타-카이 롤스-나다니엘 앳킨슨, 매튜 라이언이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전에서 4만 명에 달하는 사우디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시달렸다. 예고된 일이었다. 사우디는 처음부터 F조 1위를 예상하고 미리 숙소와 경기 티켓을 대거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도 "사우디 팬들은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응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우디 팬들은 에듀케이션 시티 역 근처를 가득 메우고 노래를 불렀다. 마치 개선 행진을 연상케 했다. 그들은 한국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향해 "너네는 진다", "우리가 이길 거야", "손흥민은 어디 있나?" 등의 도발도 서슴치 않았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관중석도 초록 물결로 뒤덮였다. 사우디 팬들은 꽉 채우고 킥오프 전부터 목이 터져라 응원을 외쳐댔다. 한국 관중들과 숫자를 비교하면 1대1000에 가까웠다. 사우디 팬들은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될 때도 애국가가 연주될 때도 "우우~"하는 야유를 쏟아냈다.
이번 경기는 다르다. 이날 경기장은 "대~한민국!" 외침으로 가득하다. 50여 명에 달하는 붉은 악마를 비롯해 많은 한국 팬들이 북까지 동원해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면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반대편 골대 뒤에 자리한 호주 응원단은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따금 깃발을 흔들고 손뼉을 치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인원 수 자체가 적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은 사우디전에 이어 호주전에서도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여러모로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골문 앞에서의 세밀함이랑 결정력이 아쉬웠다. 말 그대로 기회를 잡고 몰아치면서도 골문 앞에서 아쉬움이 컸다. 실제로 전반전 한국은 단 한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점유율은 높지만 그것을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수비진 불안까지 겹쳐졌다. 한국은 계속 호주의 롱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수비진 불안을 노출했다. 특히 중원에서 볼란치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이어지는 그림이었다.
결국 다시 한 번 사우디전과 마찬가지로 실점했다. 전반 41분 중원에서 황인범이 제대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바로위기를 맞이했다. 혼전 끝에 크레이그 굿윈이 밀어 넣으면서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사우디전과 마찬가지로 높은 점유율을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과연 사우디전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등점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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