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신호탄을 쏜 조규성(26, 미트윌란)이 선발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제 그는 2m에 달하는 '동갑내기' 장신 수비수 해리 수타(26, 레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한국은 '기적처럼' 8강 무대를 밟았다.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31일 대회 16강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누르고 올라왔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극적인 대회 마수걸이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가 상대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이제 다음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16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의 예상치 못한 압박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른 시간 나온 상대의 자책골과 우월한 높이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9년 만의 리턴 매치다. 한국과 호주는 지난 2015 호주 대회에서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복수혈전을 꿈꾸는 한국으로선 수타가 경계 대상 1호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레스터에서 뛰고 있는 센터백으로 아시안컵 출전 선수 중 가장 큰 키(2m)를 자랑한다.
수타는 스토크 시티에서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레스터 유니폼을 입었다. 소속팀에선 주전 경쟁에 애를 먹고 있으나 호주 대표팀에선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자원이다.
수타는 이번 대회에서도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남은 센터백 한 자리에선 카이 롤스와 캐미런 버지스가 번갈아 뛸 때도, 수타만큼은 언제나 호주 뒷문을 지켰다. 호주는 그를 중심으로 철벽 수비를 펼치며 단 1실점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다.
득점력도 엄청나다. 수타는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A매치 26경기에서 11골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 인도네시아와 16강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크레이그 굿윈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강점을 보여줬다.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수타를 경계해야 하는 클린스만호다.
한국은 조규성에게 기대를 건다. 189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그가 호주의 높이와 싸워주는 수밖에 없다.
조규성은 선발 복귀가 유력하다. 그는 지난 사우디전에선 벤치에 앉았다가 후반 교체 투입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우디를 상대하기 위해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기 때문.
하지만 호주전에선 기존의 포백 전술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선 굵은 축구를 펼치는 호주 상대로 굳이 스리백을 택할 이유는 많지 않다. 스리백으로는 호흡을 맞춘 시간도 적기에 다시 한번 조규성을 필두로 한 포백 기반의 전술이 예상된다.
조규성은 자신감 충전도 마쳤다. 그는 사우디전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회 첫 골을 터트리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규성은 "호주 수비도 단단하지만, 우리는 더 좋은 공격수가 많다. 빠르고 날렵한 선수들이 더 많다. 득점력에 관해선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라며 "자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