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스캔들'에 휩싸인 이토 준야(31, 랭스)의 빈자리는 크지 않았다. 일본 팬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31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티다움에서 바레인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맞대결을 펼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일본은 한국의 뒤를 이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일본 대표팀에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바로 '에이스' 이토 준야의 성폭행 스캔들. 일본 '주간 문춘'은 "이토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그는 자신의 동료들과 여성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동의 없이 성행위를 시도했다"라고 폭로했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우측 윙 이토는 일본의 핵심 측면 자원이다. 지난 월드컵에서는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일본의 16강행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미토마 가오루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9월 독일과 치른 리턴매치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4-1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토는 아시안컵에서도 1,2차전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여전한 팀내 입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이번 성폭행 스캔들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유부남의 신분으로 성폭행 스캔들에 연루됐다.
주간 문춘은 "피해 여성 A씨는 친구들과 지난 2023년 6월 일본과 페루의 경기가 끝나고 이토 일행을 만났다. 그는 9월부터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11월부터 변호사를 통해 협상을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토는 성적 동의를 얻었다면서 변호사를 통해 협상을 제안했다. 심지어 그는 비밀 유지 조항을 요구하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토는 지난 2021년 11월 23일에 결혼한 '유부남'이다. 이런 그의 태도에 격분한 피해자들은 지난 1월 18일 이토를 형사 고발했다"라며 "현재 고소장은 접수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바레인과 경기에서 이토는 벤치에 앉았다. 그렇지만 일본의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후반 19분 나온 수문장 스즈키 자이온의 어처구니 없는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도안 리츠, 구보 다케후사, 우에다 아야세의 득점으로 손쉬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토의 빈자리는 도안과 구보 등이 문제 없이 메웠다.
특히 도안은 이 경기에서 1골 이외에도 드리블 성공 2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4회, 상대 박스 내 터치 4회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볼 리커버리 5회, 태클 성공 1회 등을 올리면서 수비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토가 빠진 공격진엔 반가운 얼굴도 등장했다. 바로 미토마 가오루다. 부상으로 앞선 모든 경기에서 결장했던 미토마는 이 경기 후반 23분 나카무라 게이토와 교체로 투입하며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에 일본 '풋볼존'은 1일 "도안과 구보는 오른쪽에서 풀백 마이쿠마 세이야와 좋은 협력 플레이를 보여줬다. 세 선수는 3-1로 승리한 인도네시아전에서 함께 출전한 뒤 서로의 위치, 각자의 특징을 이해하며 기회를 만들고 있다"라며 오른쪽 측면에서 더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에 일본 팬들은 "절대적인 선발 선수였던 이토가 출전에 문제가 생겼지만, 도안은 드디어 꾸준히 선발로 나설 기회를 맞았다"라며 오히려 도안, 구보, 마이쿠마의 조합에 기대를 드러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