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과 결승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일본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23, 레알 소시에다드)가 동갑내기 친구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과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3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제압했다.
일본은 이번 승리로 무난하게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우승 후보'로서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베트남 상대 2실점, 이라크전 1-2 충격패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잡아냈다.
도안 리츠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구보가 이번 대회 마수걸이 득점을 기록하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자책골이 나오긴 했지만, 우에다 아야세가 단독 돌파 후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끝냈다.
이제 일본의 다음 상대는 이란-시리아 경기의 승자다. 이란과 시리아는 내달 1일 오전 1시에 16강 맞대결을 펼친다. 승리한 팀은 내달 3일 일본과 4강 진출을 두고 승부를 펼치게 된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보에게 어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경기를 봤는지 물었다. 그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조별리그 3차전도 지켜봤다고 밝힌 만큼, 사우디전도 관전했을 것 같았다. 전날 한국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연이은 선방에 힘입어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구보는 "어제 한국과 사우디 경기를 봤다. 나도 한국이 그렇게 떨어지는 줄 알았다. 사우디가 정말 엄청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에 경기가 바뀌었다"라며 황희찬 이름을 꺼냈다.
구보는 "내가 보기엔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엄청났다. 그는 부상에서 돌아왔고, 정말 잘했다. 엄청난 복귀였다. 그는 끝까지 맞서 싸웠다"라며 "승부차기에선 골키퍼(조현우)가 환상적이었다"라고 칭찬했다.
조규성의 득점 장면도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구보는 "한국은 후반 들어 좌측면에서 정말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동점골도 왼쪽에서 나왔다.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헤더에 헤더로 득점했다"라며 "앞으로 경기들도 챙겨볼 것이다. 한국은 엄청나게 노력했고, 이젠 아주 지쳤을 것이다. 호주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 챙겨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 다음 경기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도 이강인과 연락을 주고받았을까. 구보는 "아니다. 어제는 (이)강인과 연락하진 않았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마치고 나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무슨 내용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 강인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진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을 향한 메시지도 남겼다. 구보는 이강인에게 "경기를 보고 있다. 사우디전 후반에 조금 고전했지만, 매우 좋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번 대회를 훌륭하게 치르고 있다.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구보와 이강인은 소속팀에서도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PSG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격돌하기 때문. 양 팀은 오는 15일 PSG 홈에서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한일전이 성사되면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구보는 "프랑스에서는 100% 만날 것이다. 우리는 UCL 맞대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UCL 경기 이전에 결승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과 결승을 원하지만, 남은 두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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