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이토 준야(31, 스타드 드 랭스)가 벤치만 지켰다. 다른 일본 선수들과 달리 믹스트존 인터뷰도 모두 거절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제압했다. 도안 리츠와 구보 다케후사, 우에다 아야세가 나란히 골 맛을 봤다.
일본은 이번 승리로 무난하게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우승 후보'로서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베트남 상대 2실점, 이라크전 1-2 충격패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잡아냈다.
이제 일본의 다음 상대는 이란-시리아 경기의 승자다. 이란과 시리아는 내달 1일 오전 1시에 16강 맞대결을 펼친다. 승리한 팀은 내달 3일 일본과 4강 진출을 두고 승부를 펼치게 된다.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토는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에만 머물렀다.
이토는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윙어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주축 중 한 명인 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출전하며 독일과 스페인을 잡는 데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에서도 1, 2차전엔 선발로 나섰고, 3차전에선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되며 전 경기 출장 중이었다.
이토는 경기를 코앞에 두고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 '주간 문춘'은 지난달 31일 "이토가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동료들과 여성을 술에 취하게 한 다음 동의 없이 성행위를 시도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토는 출전 명단에 포함됐고, 몸을 풀며 교체 투입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이토는 경기 후에도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을 지나쳐 그대로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 다른 일본 선수들은 하나 같이 성실히 질문에 답했지만, 이토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토의 이야기가 나왔다. 모리야스 감독은 "축구 이외의 이야긴 하지 않겠다"라며 "언론에서 공개된 이야기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 아직 자세히 듣진 못했다. 지금 뭐라고 말하긴 어렵다. 더 알아본 다음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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