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를 거두며 E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요르단,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연달아 비기며 바레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토너먼트 첫 상대는 F조 1위로 올라온 중동의 강호 사우디가 됐다.
패배는 곧 탈락인 녹아웃 스테이지. 더 이상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클린스만 감독이 꾸준히 강조했듯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한국이 8강에 진출할 확률을 51.7%, 사우디가 올라갈 확률을 48.3%로 예측했다. 단 3.4% 차이. 이는 16강에서 펼쳐지는 8경기 중 가장 근소한 차이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선발 명단이 발표됐다. 정우영, 손흥민, 이강인, 설영우, 황인범, 이재성,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정승현, 조현우가 선발 출격한다. 처음에는 설영우 대신 김진수가 선발 출전인 것으로 발표됐지만, 잠시 후 설영우로 정정됐다.
황희찬과 박용우, 김진수, 박진섭, 이기제, 홍현석, 송범근, 이순민, 오현규, 김지수, 양현준 등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던 조규성도 벤치에서 대기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수비수만 3명을 내세우며 깜짝 스리백을 가동했다. 그는 그동안 꾸준히 포백을 사용해 왔지만,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스리백을 택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민재와 김영권, 정승현이 나란히 선발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규성도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선발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이 길어지는 그를 대신해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과 이강인이 좌우에서 그를 보좌할 예정이다.
선발 출격이 기대됐던 황희찬과 김진수는 이날도 벤치에서 출발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말레이시아전과 마찬가지로 설영우를 왼쪽에 배치하고 우측에 김태환을 내보내는 선택을 내렸다. 중원도 박용우를 대신해 황인범-이재성 조합으로 꾸린다.
만약 한국이 사우디를 꺾는다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 그동안 한국은 아시안컵 무대에서 사우디를 4번 만나 1무 3패에 그치며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역대 전적도 18전 5승 8무 5패로 호각세다.
한편 '주장' 손흥민은 한국 역사상 아시안컵 최다 경기 출전 기록 금자탑을 쌓게 됐다. 4번째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는 그는 이번 경기를 포함해 총 16경기에 출전하면서 이영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으로 손흥민이 치르는 한 경기 한 경기가 한국 축구의 역사가 되는 셈. 한국이 사우디를 넘어 8강, 4강, 결승까지 오른다면 그는 이영표까지 제치고 단독 1위 기록을 쓸 수 있다.
손흥민은 이미 한국 선수 중 아시안컵 최연소 득점 기록(만 18세 194일)과 최다 대회 참가 기록도 보유 중이다. 그는 지난 2011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고, 2011년부터 4개 대회(김용대와 공동 1위) 연속 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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