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시간 2골→기적의 8강'...열광의 요르단, 카타르 지하철도 점령[오!쎈 도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30 00: 59

기적을 함께한 요르단 팬들이 카타르 지하철을 점령했다.
요르단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라크를 3-2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드라마 같은 승리였다. 요르단은 전반 추가시간 야잔 알나이마트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이라크의 공세에 휘청였다. 후반 23분 수아드 나티크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31분 아담 후세인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하며 위기에 빠졌다.

지하철 역 안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요르단 팬들.

여기서 양 팀의 운명을 바꾸는 변수가 터졌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던 후세인이 지나치게 세레머니를 펼치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 그는 알나이마트를 따라 왼손으로 잔디를 먹는 시늉을 하다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수적 우세를 등에 업은 요르단이 추가시간 기적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야잔 아보 알아랍이 2-2로 따라잡는 동점골을 터트렸고, 2분 뒤 니자르 알라시단이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뒤집었다.
치열했던 승부는 그렇게 요르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요르단 선수들은 다 같이 후세인의 '잔디 먹방' 세레머니를 재현하며 기뻐했다. 요르단이 8강에 오른 건 지난 2004년, 2011년에 이어 통산 3번째로 요르단 최고 성적 타이 기록이다.
경기 후 근처 지하철도 요르단 팬들의 무대였다. 국기와 유니폼으로 무장한 요르단 팬들은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 팬은 이들의 모습을 찍고 있는 기자에게 다가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지하철 역사는 요르단 팬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야 조용해졌다. 수십 명에 달하는 이들의 행렬은 교통카드를 찍고 나갈 때까지 멈출 줄 몰랐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요르단 팬들의 축제를 카메라에 담으며 즐거워했다. 축구가 줄 수 있는 순수한 기쁨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편 요르단의 8강 상대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아랍에미리트(UAE)를 꺾고 올라온 타지키스탄이다. 요르단은 내달 2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타지키스탄과 4강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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