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월드컵 축제라 할 수 있는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스포티바'는 29일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AFC 아시안컵이 조별리그가 끝나고 본격 토너먼트에 돌입하고 있지만 세계 매체들의 보도량이 점점 줄어들고 각국 방송사의 시청률도 떨어지는 등 대회에 대한 흥미가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1년 전 같은 카타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가 보여준 임팩트는 강렬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었나 하면 한국과 일본도 강호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16강 무대를 밟았다.
이 매체는 "축구의 새로운 보물더미가 아시아에 있다고 사람들은 느꼈고 어떤 팀이 나오는지, 어떤 선수가 있는지, 유럽이나 남미 등 비아시아국가에서도 대회 전에는 여러 화제로 들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조별리그가 끝나면서 아시안컵에 대한 흥미는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좌우간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우'라고 외치게 하는 경기가 거의 없다. 조별리그 전제 36경기 중 볼 만한 경기는 얼마나 됐나"라고 반문하며 씁쓸해 했다.
무엇보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한국과 일본의 기대 이하 활약도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카타르 월드컵 출전 팀들도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한국은 거의 조 3위가 될 뻔 했고 일본도 이라크와 같은 팀에 패해 선두를 놓쳤다. 사우디 경기도 별로였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껏 본 적 없는 타지키스탄, 인도, 레바논 등 신흥국의 축구, 미지의 팀을 볼 수 있는 데도 설렜지만 기대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처음 아시안컵을 내보내기로 한 각국 방송사와 스트리밍 방송도 시청률을 얻지 못해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경기뿐 아니라 경기장 분위기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관중석은 항상 빈자리가 눈에 띄고 열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TV 카메라 일부는 표정이 굳은 서포터를 보여준다. 경기를 보고 있으면 스타디움이 텅 빈 것이 드러난다. 신흥 아시아의 뜨거움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이마저도 외면했다"고 아쉬워했다.
아시안컵 개막전에는 8만 200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개최국 카타르 경기에도 관중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과 타지키스탄의 경기에는 4000명 정도만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축제라는 분위기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펼쳐지고 있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도 원인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아시아 선수보다 아프리카 선수가 훨씬 많고 아시안컵보다 경기가 훨씬 재미있다.
"이미 세계에 이 대회가 알려진 지 몇 년이 지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시안컵보다 경기가 훨씬 재미있다. 강하고 공격적이고 유명한 선수도 많다"면서 "아시안컵을 보던 사람들도 몇 경기를 본 뒤 AFCON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관중수는 아시안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경기장이 작아 관중이 작다는 것을 느낄 수 없다. 이제는 아시안컵과 AFCON에 대한 관심이 역전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보도되는 아시안컵 관련 소식도 점점 줄고 있다. 최근 닷새 동안 유럽과 남미 주요 스포츠지와 사이트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기사는 이탈리아 사이트에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관련뿐 나머지는 거의 결과만 정리하고 있다고.
16강에 타지키스탄, 요르단,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등의 국가가 오른 것이 놀랍다. 하지만 그뿐이고 바르셀로나의 위기, 스페인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퇴진 등 유럽 축구 소식이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지금 아시안컵이 생각나는 것은 자신의 팀 에이스가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서포터뿐일 것이다. '빨리 돌아오지 않을까'라고"라면서 "아시안컵 분위기는 16강부터 달아져 뜨거운 아시아 축구를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인들은 이미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 관심을 되돌리는 것이 대회 전 관심을 갖게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탄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