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을 16강에서 마무리한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경험 부족이 패배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러 0-4로 패했다.
호주는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어빈이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크로스에 가까운 슈팅을 날렸다. 이는 상대 선수 발 끝에 스친 뒤 굴절,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전반 44분 보일이 문전에서 환상 다이빙 헤더로 팀의 2번째 골을 뽑아냈다. 후반 43분 굿윈과, 추가시간 2분, 수타 머리에서 연속 헤더 쐐기골까지 나왔다.
인도네시아도 전반전에 슈팅 5개를 날렸지만,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골 결정력 부족이 무득점 패배로 이어졌다. 특히 후반 막판 2골을 순식간에 내주면서 스스로 추격 동력을 잃었다.
이로써 신태용 감독의 ‘매직’이 끝났다.
비록 인도네시아는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순간 이미 신태용 감독은 ‘영웅’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총 4번 밟았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를 본선 진출로 이끈 데 이어 16강 역사까지 세웠다.
아시안컵은 24개국이 출전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했다. 한국, 일본 등 각 조 1, 2위 12개국은 16강으로 직행했다.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도 16강행 티켓을 따냈는데, 인도네시아가 그중 한 팀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4일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처했다. 조별리그 최종 성적 3경기 1승 2패, 승점 3점(득실 -2)으로 조 3위를 기록한 인도네시아는 다른 조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각 조 3위, 상위 4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주인공이 됐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은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매직은 ‘16강’에서 멈췄다. 호주에 0-4로 패하면서 8강엔 오르지 못했다.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이고, 인도네시아는 146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열세인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통과에 만족해야 했다.
만약 이날 인도네시아가 8강에 진출했다면 31일 열리는 반대편 16강전(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결과에 따라 ‘클린스만호’를 만날 뻔했다.
인도네시아 ‘안타라뉴스’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경기력 면에서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플레이했고, 나의 지시도 잘 따랐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필요한 건 경험”이라면서 “(많지 않은) 경험과 (떨어진) 집중력 때문에 졌다. 호주 선수들과 코치들은 분명히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책골을 돌아본 그는 “우리에게 불운한 골이었다”면서 “만약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경기가 다르게 흘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고맙고, 경기력을 보니 (앞으로) 안심이 된다. 다음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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