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해 9년 전 패배의 수모를 되갚아줄 수 있을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 호주는 2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러 4-0으로 승리했다. 8강에 안착했다.
호주는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얻었다. 어바인이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크로스에 가까운 슈팅을 날렸다. 이는 상대 선수 발 끝에 스친 뒤 굴절,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호주가 행운의 자책골을 따낸 순간. 이후 전반 44분 보일이 문전에서 환상 다이빙 헤더로 팀의 2번째 골을 뽑아냈다. 후반 43분 굿윈과, 추가시간 2분 수타 머리에서 연속 헤더 쐐기골까지 나왔다.
이날 호주는 전반전에 슈팅개수 1대5로 인도네시아(146위)에 밀렸지만 상대 자책골 행운과 보일의 헌신적인 헤더골, 그리고 후반 막판 살아난 공격력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이로써 한국의 8강행 상대가 정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길 경우 호주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호주와 역대 28번 맞붙어 8승 11무 9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엔 지난 2015년 호주를 아시안컵 결승에서 만나 연장 승부 끝에 1-2로 석패, 준우승 한 사례가 포함돼 있다. 당시 전반전에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전 때 손흥민의 동점골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지만 연장 전반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했다. 이에 한국의 ‘무관’이 64년째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2015년 호주 사령탑은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지도하고 있는 엔지 포스테코글루(58)였다.
만약 한국이 사우디아바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른다면 호주를 상대로 복수를 할 절호의 기회다.
호주의 경계 대상 1호는 이날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해 낸 중앙 미드필더 어빈이다. 그는 B조 조별리그 1차 인도전(2-0승), 시리아와 2차전(1-0)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날 중원에서 상대 문전까지 파고든 뒤 확실한 마무리까지 지을 수 있단 것을 과시했다.
더불어 어빈은 공중볼에 강하며 비교적 롱패스보다 짧은 패스를 자주 시도한다.
한국이 호주를 만나려면 먼저 반드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겨야 한다.
한국(23위)과 사우디아라비아(56위)의 상대전적은 18전 5승8무5패로 팽팽하다.
최근엔 한국이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에서 전반 32분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로 클린스만호는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 1,2차전을 쉬었던 공격자원 황희찬(울버햄튼)과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현대)는 16강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3-3 무승부)에 후반 교체 투입하며 복귀를 알렸다. 이후 팀 훈련에도 정상 참여했다.
또 한 명의 왼쪽 풀백 자원 이기제(수원삼성)도 성공적으로 훈련에 복귀했다. 그는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친 이후 개별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16강전을 앞두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건재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8강행 티켓부터 따내고자 한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