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하게 될까. 줄곧 한낮 경기만 해오던 클린스만호가 이젠 저녁 경기를 치르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 시각으로는 오전 1시, 카타르 현지 시각으로는 오후 7시. 대표팀에는 낯선 시간대다.
그간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내내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30분에 경기를 시작했다. 1차전 바레인전부터 2차전 요르단전, 3차전 말레이시아전까지 모두 그랬다.
당연히 컨디션 조절도 여기에 맞췄다. 루틴을 중요시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전지 훈련에서부터 쭉 오전 훈련, 오후 휴식 일정을 이어왔다. 당장 전날인 27일에도 오전 10시 30분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지켜오던 훈련 일정에도 변경이 생겼다. 클린스만호는 28일부터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에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이제 경기 시간이 늦어진 관계로 오후 훈련을 진행한다. 16시에 시작된다"라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사우디전 대비에 돌입하는 만큼 훈련 루틴부터 조정에 나선 것.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카타르 역시 오후 2시 30분과 오후 7시는 날씨에서 차이가 크다.
2시 30분엔 햇볕이 쨍쨍 내리쬐지만, 오후 7시에는 완전히 해가 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춥다고 느낄 정도다. 실제로 카타르 현지인들은 얇은 패딩이나 자켓 등 외투를 꼭 입고 다닌다. 반팔이나 얇은 옷만 하나 걸치고 다니는 사람은 보기 쉽지 않다.
바뀐 루틴과 날씨에 익숙해져야 하는 클린스만호다.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경기장 위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는 토너먼트에서는 자그마한 변수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다행인 건 한국이 사우디를 꺾고 올라가더라도 8강전 역시 현지 시각으로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는 것. 한국 또는 사우디가 치를 8강전은 한국 시각으로 내달 3일 오전 0시 30분에 치러진다. 클린스만호가 기껏 바꾼 루틴을 또 수정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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