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SK를 향한 ‘노인즈’ 발언은 그저 KBL 이슈메이커 다운 입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친정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SK와 맞대결을 펼친 KCC 최준용(30). 그는 경기 전후 SK 벤치를 찾아 깍듯한 인사를 전하며 예우했다.
2016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SK에 입단한 뒤 우승트로피와 MVP까지 차지한 최준용은 FA로 이번 시즌 KCC에 둥지를 틀었다. 보수총액 6억 원, 계약기간 5년.
지난해 5월 21일 열린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최준용의 멘트는 올 시즌 내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오세근을 영입한 친정 SK를 겨냥해 “노인즈”라는 표현을 썼다. 또한 “이제 SK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 SK는 '노인즈'다. KCC가 우승 후보”라며 친정팀을 도발했다.
최준용의 ‘노인즈’ 발언에 23-24 시즌 KCC와 SK의 매치업은 ‘최준용 더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기존 허웅, 이승현, 라건아, 송교창에 최준용의 가세로 ‘슈퍼팀’이 된 KCC와 13년 만에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된 SK 김선형-오세근 조합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7일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CC의 경기는 팬들의 관심 그대로 만원관중이 찼다. 또한 SK는 KBL 최초로 통산 300만 관중이 모인 뜻 깊은 날.
친정 팬들 앞에서 기분 좋게 몸을 달군 최준용은 점프볼을 앞두고 SK 벤치로 향했다. 최원혁, 오재현, 최부경, 워니 등 옛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 나눈 최준용. 이어 입단식에서 날을 세운 오세근과도 악수를 나누며 멋진 경기를 다짐했다.
최준용의 벤치 방문을 옅은 미소와 함께 지켜본 SK 전희철 감독은 최준용의 손을 꽉 잡으며 인사했다. 떠날 줄 모르는 최준용의 볼을 툭 치며 이제 경기에 나서라는 애틋한 제스처도 보냈다.
최준용은 프로였다. 친정의 대한 예우는 점프볼과 함께 끝났다. 깨끗한 3점슛으로 1쿼터 양 팀 통틀어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날 22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 맹활약을 펼치며 KCC를 승리로 이끌었다.
최준용은 경기를 마친 뒤에도 친정을 향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승리 하이파이브를 미루고 SK 벤치를 찾아 혈전을 펼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노인즈’ 발언은 그저 도발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
남자프로농구가 긴 겨울을 끝내고 따스한 봄을 맞고 있다. 입담과 더불어 경기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이슈메이커’ 최준용이 있기에 농구판이 달아오른다. 2024.01.28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