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즈보 닷컴'은 28일(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이 차기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정원 청두 감독과 최강희 산둥 감독이 중국 대표팀 자리를 거부하면서 이제 축구 협회는 중국 감독 선임으로 다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3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시리아가 인도를 1-0으로 꺾으면서 조 3위 중 4개 팀에게 주어지는 토너먼트 진출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승리 없이 2무 1패를 기록하며 짐을 싸게 됐다. 중국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단 1승도 없이 귀국하는 것은 조별리그가 2경기 뿐이었던 1976년 대회(1무 1패) 이후 처음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대회서 0골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역시 아시안컵 조별리그 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 우레이, 장위닝, 웨이스하오 등 여러 공격수들이 나섰지만 270분 동안 침묵을 지켰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24일 칼럼을 통해 "중국은 결국 1승도 거두지 못했고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가장 굴욕적인 방식으로 아시안컵과 작별을 고했다"면서 "면밀히 따지면 실패의 책임은 얀코비치 감독에게 있는 것 같지만 그 역시 희생양일 뿐"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 칼럼은 "실점한 골로 판단하면 얀코비치 감독의 실수였다. 카타르전을 전혀 주의 깊게 보지 않았고 표적 수비도 없었다. 가장 웃긴 것은 모든 선수를 페널티 지역에 몰아 넣은 것"이라고 최종전인 카타르전 패배가 얀코비치 감독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 강조했다.
또 "얀코비치가 골키퍼 4명을 데리고 왔지만 정작 3명은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다"면서 "얀코비치의 전술은 경직돼 있고 기용은 더욱 그렇다. 경기 전 준비도 하지 않고 경기장에서의 적응력도 제로에 가깝다"고 얀코비치 감독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 참패의 원인은 경기 전 준비 부족과 감독의 적응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웨이스하오는 중국 축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퇴보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얀코비치 감독이 이번 아시안컵 탈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는 동감했다. 경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얀코비치는 희생양일 뿐 아시안컵의 실패는 인재이고 지난 10년 동안 중국 축구의 수준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이 칼럼은 강조했다.
결국 중국 슈퍼리그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의미다. 중국이 레바논과 경기 전 다롄 클럽이 해체됐고 카타르전 전에는 선전이 사라졌다. 중국 축구의 결과가 모든 클럽의 초석이 무너진 현실을 반영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 대회로 인해서 중국은 FIFA 랭킹도 수직 하락했다. FIFA 랭킹 공식에 따라 중국은 86위까지 수직 하락하게 된다. 아시아 전체로 따져도 12위. 즈보 닷컴은 "얀코비치 감독의 해임은 기정 사실이다. 그래도 후임 감독 선임은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즈보 닷컴은 "일부에서 유력 후보로 최강희나 서정원 감독 같이 중국 슈퍼리그서 좋은 성적을 거둔 감독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해당 감독들은 모두 클럽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솔직히 저 감독들이 중국 축구 대표팀에 부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연봉을 지불하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에 이어 자국인 리티에 -리샤오펑을 걸쳐 얀코비치 감독을 선임한 중국은 더 이상 감독에 막대한 연봉을 투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결국 중국 슈퍼리그서 감독 선임에 실패하면 중국인 감독 선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즈보 닷컴은 "이제 월드컵 예선 싱가포르 원정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감독 후보가 확정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중국인 감독을 선임해야 된다"라면서 "중국 축구협회 입장에서는 최악의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