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8강서 붙고파" 신태용 감독, 호주전 마지막 담금질...또 한 번 기적 쓸까[오!쎈 도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28 00: 02

일본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물리쳤다. 그 덕분에 한국 역시 16강 진출이 조기 확정됐다.일본은 24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1로 제압했다.이로써 일본은 승점 6점을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승점 3점(득실 -2)으로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다만 이번 대회는 각 조 3위 6팀 중 상위 4팀까지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역시 16강 가능성이 남아있다.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피치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1.24 /jpnews@osen.co.kr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가 아시안컵 16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총 4번 밟았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의 본선 진출을 이끈 데 이어 16강 역사까지 세웠다.
하늘까지 도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4일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처했다. 조별리그 최종 성적은 3경기 1승 2패, 승점 3점(득실 -2). 이미 A조 3위 중국(승점 2)은 제친 만큼, 남은 E조 3위나 F조 3위 중 한 팀이 미끄러지기만을 기도해야 했다.
한 외신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기적'이라고 불렀다. 신태용 감독 역시 "(16강 진출 가능성은) 내가 어떻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늘의 뜻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F조 3위 오만이 키르기스스탄과 1-1로 비기면서 승점 2점에 머물렀고, 16강행 막차 탑승의 주인공은 인도네시아가 됐다. 숙소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은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인도네시아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1.27 / jpnews.osen.co.kr
신태용 감독은 27일 도하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일 경기는 우리에게 절대 쉬운 경기가 아니다. 호주는 좋은 팀이고 피지컬과 파워면에서는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즐거운 패기로 싸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상대는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호주.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인도네시아가 크게 뒤지는 게 사실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8강에 올라갈 확률은 19.3%에 불과하다.
물론 포기란 없다. 신태용 감독은 "매번 기적이 오면 행복하겠지만, 쉽지 않은 경기다. 그럼에도 공은 둥글다. 언제나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선수들에게 절대 포기는 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인도네시아가 사상 최초 8강 진출이란 기적을 만들고, 한국도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는다면 두 팀의 8강 맞대결이 성사된다. 신태용 감독은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호주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은 30% 정도라고 본다. 한국이 사우디를 이길 확률은 60% 정도가 된다고 본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8강에서 한국과 멋진 경기를 펼치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신태용 감독.
두 번째 기적을 꿈꾸는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27일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이들은 가볍게 몸을 푼 후 공을 주고받으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신태용 감독은 골대 앞에서 훈련 중인 골키퍼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는 몸짓을 섞어가며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 뒤 반대편에 모여 있던 필드 플레이어들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한참 동안이나 뒷짐을 진 채 선수들을 지켜봤다.
직접 공을 다루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에게 공이 오자 가볍게 차 올리며 발재간을 뽐냈고,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훈련에 함께했다. 그런 뒤엔 팔짱을 끼고 선수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신태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호주의 특별한 약점이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경기 중엔 여러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상대에게 구멍을 내는 게 선수들과 내가 할 몫이다. 계속 생각하고 있고,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기적 전문가' 신태용 감독의 연구 결과는 다음날 경기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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