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처음으로 26인 모두 훈련장 잔디를 밟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경기 회복 및 사우디아라비아전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한국은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E조 2위로 마무리했다. 3경기에서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하며 바레인(승점 6)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과 2-2,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오른 한국은 31일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 사우디는 56위에 올라 있다.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난 클린스만 감독은 "어제 우리 경기를 먼저 자세히 분석했다. 그다음에 사우디 경기도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맞대결에서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부임한 이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우리도 나름 준비를 잘 시작했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전 10시 30분. 훈련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대표팀 선수들은 둥그렇게 모여 5분이 넘도록 클린스만 감독의 스피치를 들은 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훈련을 소화한 선수는 훈련 파트너 김준홍까지 포함해 총 26명.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실내 훈련만 받던 이기제가 복귀하면서 완전체가 됐다. 26명의 태극 전사는 훈련장 중앙에서 짐스틱을 활용한 다양한 스트레칭을 진행하며 몸을 풀었다.
클린스만호가 카타르에 입성한 뒤 26명 모두 잔디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황희찬, 김진수의 부상 회복과 김승규의 십자인대 파열, 이기제의 실내 훈련 등으로 언제나 한두 명씩 빠져 있었다.
다만 이기제는 이날도 정상 훈련을 소화하진 못했다. 그는 스트레칭을 마친 뒤 홀로 훈련장 구석으로 이동했다. 동료들은 러닝을 뛰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지만, 그는 코치와 함께 따로 회복에 집중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말레이시아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4분 동점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고, 경기 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을 보호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의 얼굴과 목소리도 어두웠다.
다행히 이날 훈련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밝았다. 선수들은 활기찬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훈련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황희찬의 슈팅을 막으려다가 크게 넘어지는 '몸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여러 개 배치된 미니 골대도 눈에 띄었다. 15분만 공개됐기에 정확히 어떤 훈련을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전엔 잘 보이지 않았던 미니 골대를 활용해 결정력 향상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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