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영석(38)이 한국배구의 미래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영석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K-스타팀의 37-36 승리를 이끌며 MVP와 세리머니상을 모두 수상했다. 4년 연속 팬투표 1위도 차지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서브에이스 하나를 포함해 4득점(공격성공률 75.0%)를 기록한 신영석은 7득점(공격성공률 77.8%)을 기록한 레오(9표)를 제치고 MVP를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MVP는 생각지도 못했다. 레오가 받을 줄 알았다.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스타전 MVP는 처음이다.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이 힘을 이어서 봄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영석은 세리머니도 열심히 준비했다. 첫 득점을 올리자마자 줄넘기를 하면서 슬릭백 댄스를 선보여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도중에 줄넘기에 발이 걸려 그냥 슬릭백 댄스를 추면서 코트를 돌았지만 생각보다 수준 높은 슬릭백 댄스에 팬들 모두 감탄했다.
“세리머니는 팬들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을 했다”라고 말한 신영석은 “많은 분들께서 부탁을 했는데 슬릭백을 제안한 팬이 계셨다. 어제 1시간 정도 연습을 했다. 나도 이런데 재능이 있을줄은 몰랐다. 원래 줄넘기를 하면서 할 수 있었는데 다리가 걸려서 아쉬웠다. 그냥 슬릭백만 하면 다들 연습하면 할 수 있으니까 더 재밌게 하려고 줄넘기를 추가했다”라며 웃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신영석 외에도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준비해온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바빴다. 신영석은 “임성진, 임동혁, 김지한이 어제 새벽 2시까지 준비를 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나는 잠을 못잤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세리머니상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뭐라도 하나 보여드리고 싶어서 준비했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한국배구 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 특히 남자배구 대표팀은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위를 기록하며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국가대표 터줏대감으로 대표팀을 지켜온 신영석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늘 어린 선수들이 많은 끼를 보여줬다”라고 말한 신영석은 “대표팀이 팬분들께 실망을 드렸다. ‘왜 배구를 보러와야 되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오늘 팬들 앞에서 활약한 어린 선수들이 앞으로 남자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팬분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새로운 선수들이 다시 대표팀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활약한 어린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주기를 부탁했다.
V-리그 남자부는 올 시즌 정말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1위 우리카드(15승 9패 승점 44점)와 6위 현대캐피탈(9승 15패 승점 32점)까지 승점차가 12점밖에 나지 않는다. 한국전력은 13승 11패 승점 37점을 기록하며 5위를 달리고 있다.
“너무 재밌는 상황이 된 것 같다”라며 웃은 신영석은 “정말 박진감 넘치는 5라운드가 됐다.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팬들은 재밌을 것이다. 최근 여자배구가 인기가 많고 남자배구가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남자배구도 재밌다는 것을 팬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배구에 갈 것이다”라며 남은 시즌 활약을 약속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