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8%, 일본은 31%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으로 E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사우디는 2승 1무, 승점 7점을 기록하며 F조 1위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사우디는 56위다.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합격점과 거리가 멀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기는 최종전 말레이시아와 맞대결이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고 외치며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은 FIFA 랭킹 100계단 넘게 차이 나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81%의 압도적인 공 점유율을 기록하고 18개의 슈팅(말레이 7개), 7개의 유효 슈팅(말레이 4개)을 기록했지만, 결과는 3-3 무승부. 클린스만 감독은 최정예 11명을 내세웠지만, 말레이시아를 꺾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규성-손흥민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정우영-황인범-이재성-이강인이 중원에 섰다. 설영우-김영권-김민재-김태환이 포백을 꾸렸고 골키퍼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지난 경기와 2~3자리 바뀐 라인업이지만, 최정예로 선발 명단을 꾸린 한국이다. 이미 16강을 확정 지은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차전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만회하고자 했고 조 1위 16강 진출을 노렸다.
한국의 답답한 경기력은 여전했다.
지난 1차전 바레인과 경기 황인범, 이강인의 골로 승리하긴 했지만, 실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뒤이어 치른 요르단전, 요르단이 뒷문을 잘 지켜내자 좀처럼 뚫지 못했다. 요르단의 공격에 쉽게 흔들리기만 했다.
말레이시아전은 더 심각했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 '파리 생제르맹(PSG) 주전' 이강인으로 구성된 공격은 무뎠고 수비는 말레이시아의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바이에른 뮌헨 주전 수비수 김민재만 고군분투했다.
앞서 짚은 대로 한국 선수단은 역대 최강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하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 이외에도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이번 시즌 최다 득점자 황희찬, VfB 슈투트가르트의 10번 정우영, FSV 마인츠 05의 이재성 등 유럽 무대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실망스러운 조별리그 성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우승 확률 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26일 축구 컨텐츠 제작소 '스코어90'은 16강 진출에 성공한 국가들의 우승 확률을 전했는데 한국은 18%로 전체 2위에 자리했다.
1위는 여전히 일본이다. 일본은 무려 31% 확률로 우승할 것이라 점쳐졌다. 한국과 16강서 맞붙는 사우디는 8%.
한편 한국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토너먼트를 시작한다. 조 2위로 올라간 만큼 상대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 어려운 대진이다. 사우디는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지휘 아래 안정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자랑한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았고, 카타르와 바로 인접한 국가이기에 수많은 팬들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모습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 역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팽팽한 승부를 예상했다.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계산한 결과 한국이 사우디를 꺾고 8강에 올라갈 확률은 51.8%, 사우디가 올라갈 확률은 48.2%로 차이는 단 3.6%에 불과하다. 이는 16강에서 펼쳐지는 8경기 중 가장 근소한 차이다.
말레이시아전이 종료된 뒤 황희찬은 "생각하지 못한 결과여서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가 첫 번째로 원한 토너먼트 진출을 이뤄냈다. 16강에 진출한 것을 지금 만족한다고 말하면 어떠한 반응일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부터 무조건 결과를 챙겨야 한다. 선수도 인지하고 있다. 16강에서는 조금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라며 16강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토너먼트부터는 한 순간의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 그대로 '단두대 매치'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위해 달리는 만큼, 확 달라진 모습이 필요한 순간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