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대회 3호 골을 얻어냈다. 아쉽게 상대 자책골로 기록됐던 골이 그의 프리킥 득점으로 정정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하면서 E조 2위로 16강에 올라갔다. 16강 상대는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다. 말레이시아는 1무 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대회 첫 승점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패배하진 않았지만, 굴욕적인 경기였다. '우승 후보'를 자신하던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계단이 넘게 차이나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쩔쩔 맸다. 예상치 못한 거센 압박에 고전했고, 날카로운 역습에 휘청이며 3골이나 실점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없던 팀이었다.
이강인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무릎 꿇을 뻔했다. 그는 전반 21분 예리한 코너킥으로 정우영의 선제골을 도왔고, 팀이 1-2로 끌려가던 38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한 방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강인이 터트린 프리킥 슈팅은 골키퍼 손에 스친 뒤 크로스바를 때렸고, 다시 골키퍼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처음에는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로 공식 기록됐으나 26일 이강인의 득점으로 정정됐다. 이강인은 이날만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쉽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기력보다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더 똘똘 뭉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이야기 나눴다"라고 밝혔다.
일부 외신 기자들은 한국이 16강에서 일본을 피하려고 일부러 힘을 뺀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선수들은 (한일전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라 선을 그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일까. 이강인은 "결과다. 승리하려고 준비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이 해준 말이 있는지 묻자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이야기한 건 선수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다. 굳이 따로 전하고 싶은 말은 없다"라고 답했다.
프리킥 키커를 정하는 법은 따로 있을까. 이강인은 "상황에 따라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찬다. 따로 정해진 건 없다. 그때 그때 이야기를 나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강인은 "다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서로 신뢰하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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